윤회의 인과 관계 업감연기(業感緣起)

-梵水-




연기설에 대한 각종 이론

 우주의 보편적인 진리에 대한 주장은 분분하지만, 아직까지 제법의 성립과 유래를 밝히는 것으로 연기론과 같은 입장을 취한 경우는 없었다. 그러므로 연기론은 어쩌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교의 어떤 학파나 종파를 막론하고 인연(因緣) 생기(生起)에 대한 논의는 널리 연구  되어져 왔다. 이런 이유는 현상 세계에 대한 보편 타당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경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연기(緣起)란 여래(如來)께서 출세(出世)하나 출세치 않으나, 법(法)으로 확립된 것이다."

 이상과 같이 존재에 대한 원인과 결과의 연쇄 관계를 밝히는 연기론은 불교의 여러 종파나 학파에서 이름을 달리하며 이론 체계를 형성하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업감연기(業感緣起), 아뢰야연기(阿賴耶緣起), 여래장연기(如來藏緣起), 법계연기(法界緣起)의 사종 연기를 들 수 있다. 이것은 현상 세계의 모든 존재가 서로 의존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성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다.

<雜阿含經>,《大正藏》, 卷 2, p.85.中 "謂緣起法...(中略)...如來出世及未出     世 法界常住"

윤회의 인과 관계(업감연기(業感緣起))

 우주의 일체 현상이 변하는 것은 중생의 업인(業因)에 따르는 것으로 혹업고(惑業苦)의 삼도(三道)가 전전하여 인과(因果)가 상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생의 업력(業力)에 따라 육도(六道)에 윤회는 삶의 연속은 어떤 과정을 따르는가. 이런 물음에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마음의 병(病) 즉 혹(惑)이 연(緣)이 되어 몸으로 악(惡)을 짓고, 이 신악(身惡)이 인(因)이 되어 생사(生死)의 과(果)를 받게 되므로 이것을 업감연기(業感緣起)라고 한다."고하였다. 환언하면 미혹한 마음으로 악한 행동(業)을 하여 괴로운 과보(苦果)를 받게 되고, 또 이것으로 인해 다시 미혹을 일으켜 업(業)을 짓고 고통의 과보(苦果)를 거듭 초래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며 자신의 업력(業力)에 의해 초래되는 과보(果報) 가운데 총보(總報)와 별보(別報)가 있으며, 총보를 인생(引生)하는 것을 인업(引業)이라 하고, 별보(別報)를 원만하게 꾸며 주는 것을 만업(滿業)이라 한다. 이렇듯 유정의 업력(業力)에 의해 초래된 우주를 유정세간(有情世間)과 기세간(器世間)으로 나눌 때, 세간은 무엇을 원동력으로 하여 성립되는가라는 물음에 유부(有部)에서는 이를 유루법(有漏法)의 원인인 업력(業力)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업은 어떤 내용으로 이뤄져 있는가. 업(業)이란 조작(造作)의 뜻으로 일체 유정류(有情類)의 행위 행동에 의한 세력이며 이를 통해 일체 세간이 형성된다. 이와 같은 업의 발생을 간단하게 표로 살펴보자.

                                  ┌  사업(思業)   ----- 의업(意業) ┐
          이업(二業) ──┤                        ┌    어업(語業) │
                                 └ 사이업(思已業) ┤                     ├ 삼업(三業)
                                                             └    신업(身業) ┘
                                                        

 위의 삼업(三業) 가운데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과 말로써 짓는 구업(口業) 보다 생각으로 짓는 의업(意業)을 중요시 여긴다. 그 이유는 의지가 있어야 업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이라고 하면 의지적 동작이고, 이것은 인간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즉 업이란 이와 같은 인간적인 행위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성립된 업은 과보를 초래하게 되는데, 그 성격에 따라 선업(善業)과 악업(惡業), 그리고 무기업(無記業)으로 나눈다. 그리고 업(業)에 따른 필연적인 반응인 보(報)의 관계를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한다. 또한 과보를 받는 시기는 다음과 같다.

순현법수업(順現法受業): 현생에 받음
순차생수업(順次生受業): 다른 생에서 받음.
순후차수업(順後次受業): 다음 생, 이후 어느 생에서 받음.

 이를 간단히 요약하면 혹업고(惑業苦)의 삼도(三道)가 전전하여 서로가 인(因)이 되고 과(果)가 되는 상호관계에 의해 삼세인과(三世因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을 자세히 전개한 것이 12인연관이며, 이러한 십이연기설은 업 사상과 결합한 삼세인과의 의미로 업감연기설을 전개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 위의 설명만으로도 법의 생성과 유래를 밝히기에 충분하지만, 삼법(三法, 惑業苦)의 유래를 밝히기엔 충분치 못한 점이 있다. 물론 혹(無明)을 근원적인 인(因)으로 들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를 분명히 하기 위해선 아뢰야연기(阿賴耶緣起)와 여래장연기(如來藏緣起), 그리고 법계연기(法界緣起)를 살필 필요가 있다.

혹(惑)은 마음(心)의 병이고 업(業)은 몸(身)의 악이며 고통(苦)은 생사의 과보(果報)다.

유정들이 생사하는 범위로 지옥도(地獄道), 아귀도(餓鬼道), 축생도(畜生道), 아수라도(阿修羅道),
     인간도(人間道), 천상도(天上道)의 여섯 갈래이며, 육취(六趣)라고도 한다.

총보(總報)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같이 받는 공통한 과보이며, 별보(別報)란 같은 사람 가운데서도
    빈부 귀천 등의 차별이 있는 것.

유정세간(有情世間): 중생계(衆生界)를 가리킴.
    기세간(器世間): 중생이 살고 있는 세상으로서, 산하(山河), 대지(大地), 초목(草木) 등을 포함한
     세계 전체를 가리킴. 그리고 이것을 각각 정보(正報)와 의보(依報)라고도 한다.
    
    정보(正報): 과거 업(業)의 갚음으로 얻은 유정(有情)의 몸을 정보(正報)라 함.
    의보(依報): 정보에 따라 받은 몸이 의지하고 있는 환경 곧 국토(器世間)를 말함.
   
   이 둘은 과거 자기의 업(業)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므로 다 함께 보(報)라고 한다.

유루(有漏): 번뇌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누(漏)란 누설(漏泄)의 뜻으로 번뇌를 말함.

<阿毘達磨俱舍論>, 《大正藏》, 卷 29, p.67.中 "世間由業生 思及思所作 思卽是意業 所作謂身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