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삶의 형태로써 연기설(12緣起)

-梵水-




 고타마 붓다의 깨달음에 관한 내용은 각 경전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그 주된 내용은 연기의 도리를 체득하여 12연기를 순관(順觀)과 역관(逆觀)으로 관찰하였다는 점에서 모두 비슷하다. 그러면 먼저 깨달음의 내용을 이야기할 때 즐겨 인용되는 부분을 살펴보자.

 "나는 아직 정각을 성취하지 못한 보살이었을 때 정념(正念)하여 이렇게 생각했다. 참으로 이 세상은 괴로움에 빠져 있다. 태어나고, 늙고, 쇠하고,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 그러면서도 이 괴로움으로부터 떠날 줄을 모르고, 이 노, 사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참으로 언제가 되어야 이 괴로움과 이 노, 사로부터 떠나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인가?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무엇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노, 사가 있는 것일까. 그때 나에게 바른 사유와 지혜에 의해 해결이 생겨났다. 남(生)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늙고(老), 죽음(死)이 있다. 생으로 말미암아 노, 사가 있다라고."
 
 "연기(緣起)를 순역(順逆)으로 관찰하였다. 그것은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으며, 이것이 일어남으로 저것이 일어난다는 내용으로서 무지(無明)으로 말미암아 어리썪은 행위(行)이 있으며 내지 남(生)을 말미암아 모든 고통(苦蘊)이 생기며, 멸하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삶이 발생하여 존재하고 지속되는 방식을 설명한 것으로 각각의 요소들은 상호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붓다는 생성 유전하는 존재의 모습을 관찰한 결과, 존재하는 것은 모두 그럴 만한 조건이 있어서 생겨난 것이며, 조건이 없어지면, 그 존재도 있을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인간 존재에 그대로 적용하여 발생과 소멸의 과정을 나타낸 12연기설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12연기설을 불교의 핵심적 교리라고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①  정념正念: 팔정도의 하나, 사념(邪念)을 버리고 수행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

<雜阿含經> 《大正藏》, 卷 2, p.80.上 "我憶宿命未成正覺時 獨一靜處 專精禪思 作是念 何法有故
    老死有 何法緣故老死有卽正思惟 生如實無間等 生有故老死有 生緣故老死有 (中略) 何法無故行無
    何法滅故行滅 卽正思惟 如實   無間等無明無故行無 無明滅故行滅 (中略) 純大苦聚滅"

<雜阿含經>, 《大正藏》, 卷 2, p.101.中 "一坐七日 於十二緣起 逆順觀察 所謂此有故彼有 此起故彼起
    緣無明行 乃至緣生有老死 及純大苦聚集 純大苦聚滅"

1. 십이연기설의 의미와 내용

 십이연기는 12가지 요소가 서로 인과 관계를 이루며,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삶의 전체적인 실존과 소멸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각 요소는 하나의 존재에 동시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각 존재는 모든 요소를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환언하면 감각(受)의 단계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전 단계인 접촉(觸)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요인들은 서로 조건과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각 요소들은 원인이나 결과로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전개되는 것이다. 즉 불교는 모든 것이 한가지 원인에서 생성되었다고 믿지 않으며,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둘 이상의 원인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선행하는 원인에 의한 창조와 생성이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사슬처럼 유기적으로 계속된다.

12연기 의 각 항목은 다음과 같다.

무명  (無明 = 무지),
행     (行 = 업력),
식     (識 = 원초적 태내 의식),
명색  (名色 = 태내 심적, 육체적 유기체),
육처  (六處 = 마음을 포함한 여섯 감관),
촉     (觸 = 감관 - 대상 접촉),
수     (受 = 감수),
애     (愛 = 감각대상에 대한 갈애),
취     (取 = 집착),
유     (有 = 태어나고자 하는 의지),  
생     (生 = 출생),
노사  (老死 = 늙고 병들어 죽음).

2. 12연기의 순관과 역관

 순관(順觀): 노사(老死)로 대표되는 고뇌의 원인을 탐구하여 생(生)을 발견하고, 이어서 결국 무명(無明)에 이르러서는, 다시 무명을 연(緣)하여 행(行)이 있고, 내지 생을 연(緣)하여 노사가 있다는, 순서로 관찰하는 것으로 무명으로 말미암아 행…생으로 말미암아 노사, 우비고뇌수(憂悲苦惱受)가 일어나는 방식이다. 이것은 유전 연기의 형식으로 현실의 삶을 설명하는 것이다.

무명연행    (無明緣行): 무지로 인하여 의도적 행위와 업이 형성되는 것.
행연식       (行緣識): 의도적 행위로 인하여 의식이 생겨나는 것.
식연명색    (識緣名色): 의식으로 인하여 정신적, 육체적 현상이 발생하는 것.
명색연륙입 (名色緣六入): 정신적, 육체적 현상으로 인하여 여섯 가지 기능(다섯 가지 감관과 마음)이
                  작동하는 것.
육입연촉    (六入緣觸): 여섯 가지 기능으로 인하여 감각적, 정신적 접촉이 이루어지는 것.
촉연수       (觸緣受): 감각적, 정신적 접촉으로 인하여 느낌이 일어나는 것이.
수연애       (受緣愛): 느낌으로 인하여 갈애가 일어나는 것.
애연취       (愛緣取): 갈애로 인하여 집착이 일어나는 것.
취연유       (取緣有): 집착으로 인하여 生成의 과정이 있게 되는 것.
유연생       (有緣生): 생성 과정이 있으므로 태어남이 있게 되는 것.
생연노사    (生緣老死): 태어남이 있으므로 늙음, 죽음, 슬픔, 고통이 있게 되는 것.

 그리고 역관은 이 과정을 거꾸로 올라가면서 그 과정의 소멸에 이르는 것으로부터, 무명이 완전히 소멸되면 행이 소멸되고, 내지 고통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각 요소는 상호 조건으로 작용하므로 모두 상호 의존적이며 상호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절대적이거나 독립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역관(逆觀): 무명이 멸(滅)함에 의해 행이 멸하고, 내지 생이 멸함에 의해 노사가 멸한다는 관찰하는 것으로 이것은 무명을 멸함으로써 제행을 멸하고…생을 멸함으로써 노사, 고비우뇌수(苦悲憂惱受)가 멸한다와 같이 멸(滅)을 포함해서 설하는 방식이다. 즉 환멸 연기의 방식을 취하여 현실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해탈의 길을 설명하는 것이다.

  연기의 순관(順觀)과 역관(逆觀)을 각각 유전문(流轉門), 환멸문(還滅門)
이라고도 한다. 먼저 십이연기의 유전문은 세간의 구조적 실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설한 것이며, 이를 토대로 세간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한 것이 십이연기의 환멸문이다. 따라서 십이연기의 유전문과 환멸문의 구조는 사성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전문(流轉門): 무명(無明)으로부터 노사(老死)에 이르는 것으로 고통의 원인을 밝히는 동시에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서 찾는 것이다.

환멸문(還滅門): 유전문에서 이미 고통의 원인을 밝힘과 동시에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서 찾았음으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할 때, 그 원인이 본인에게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무명(無明)이 멸함으로부터 내지 노사가 멸하여 고통(苦蘊)마저도
                         멸하는 것을 환멸문(還滅門)이라고 한다.

 이상과 같이 연기의 순관과 역관은 단순히 기계론적인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철저한 해명인 것이다. 그것은 연기설이 단견이나 편견, 또 창조나 우연의 방식과 다르다는 말과 같은 것으로써 이를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어떤 법이 있음으로 노사(老死)가 있으며, 어떤 법을 말미암은 까닭으로 노사(老死)가 있는가…생(生)이 있는 까닭으로 노사(老死)가 있으며, 생(生)을 말미암은 까닭으로 노사(老死)가 있으며…이렇듯 고통(大苦聚)이 생기게 된다.…(中略)…무명(無明)이 없는 까닭으로 행(行)이 없으며, 무명(無明)이 멸하는 까닭으로 행(行)이 멸한다…이렇듯 모든 고통(苦聚)이 멸한다."


"세간의 구조적 실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설한 것이 십이연기의 유전문이며, 이를 토대로 세간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한 것이 십이연기의 환멸문이다. 따라서 십이연기의 유전문과 환멸문의 구조를 통해 사성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流轉門이란 人類 생존의 고뇌는 어떻게 성립하는가를 밝히는 것이며(生存之苦惱如何成立), 還滅門이란, 그 고뇌를 어떻게 제거하여 깨달음을 이루는가를 밝히는 것이다.(如何滅除苦惱而至證悟)

일반적으로 流轉門이란 人類 생존의 고뇌는 어떻게 성립하는가를 밝히는 것이며(生存之苦惱如何成立),
    還滅門이란, 그 고뇌를 어떻게 제거하여 깨달음을 이루는가를 밝히는 것이다.(如何滅除苦惱而至證悟)

<雜阿含經>, 《大正藏》, 卷 2, p.80中~下 "何法有故老死有 何法緣故老死   有 卽正思惟 如實無間等 生有故老死有 生緣故老死有 如是有取愛受觸六入處   名色 何法有故名色有 何法緣故名色有 卽正思惟 如實無間等生 識有故名色有   識緣故有名色有 我作是思惟時 齊識而還不能過彼 謂緣識名色 緣名色六入處    緣六入處觸 緣觸受 緣受愛 緣愛取 緣取有 緣有生 緣生老病死優悲惱苦 如是   如是 純大苦聚集 我時作是念 何法無故則老死無 何法滅故老死滅 卽正思惟 生  如實無間等 生無故老死無 生滅故老死滅 如是生有取愛受觸六入處名色識行廣   說 我復作是思惟 何法無故行無 何法滅故行滅 卽正思惟 如實無間等 無明無故  行無 無明滅故行滅 行滅故識滅 識滅故名色滅 名色滅故六入處滅 六入處滅故   觸滅 觸滅故受滅 受滅故愛滅 愛滅故取滅 取滅故有滅 有滅故生滅 生滅故老病  死優悲惱苦滅 如是如是 純大苦聚滅"

3. 연기의 시(時), 공간적(空間的) 해석

 12연기는 비록 각각의 항목으로 짜여져 있지만, 그것은 독립된 별개의 항목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 상의상관(相依相關)의 관계이다. 그리고 이것은 계속 순환하기 때문에 그 가운데 어느 하나를 제일원인(第一原因)으로 지목할 수 없지만, 흔히 편리상 무지(無明)를 그 시발점으로 삼기도 한다. 그리고 행(行)을 더하여 과거의 두 가지 원인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12지를 삼세(三世 과거 현재 미래)와 연결시켜 존재의 계속적인 삶의 방식을 설명한 것이 삼세양중인과설(三世兩中因果설(說))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