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인연 불교학당

마음
-梵水-

마음(心)의 분석

일체의 존재를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으로 나눌 때, 색온(色蘊)을 제외한 나머지를 정신적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그 특성을 인식(識) 또는 마음(心)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우주의 온갖 존재를 마음에서 변하여 나타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마음을 여의고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마음(一心)은 본체로 유일한 실재라고 하지만, 유심(唯心)사상에는 마음(心)의 일이(一異) 문제가 있다. 필자는 다음의 인용문과 같은 입장이다.

"마음으로부터 世間이 전개되며, 그 마음은 하나(一法)이다."①

삼계(三界)는 일심이 변한 것으로 마음밖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생각은 망상(妄想)이며, 마음밖에 따로 존재란 없다는 마음(一心)의 의미에 대하여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서는 여래장(如來藏),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으로 해석하여 진여(眞如)가 연(緣)을 따라 모든 법을 전개한다고 하였지만, 유식학(唯識學)에서는 아뢰야식(阿賴耶識)으로 해석하여 만법유식(萬法唯識)의 의미로 삼았다.②
이 때 식(識)이란 인식 작용, 식별 작용, 인식 기능으로 구별하여 아는 것을 말한다. 즉 감관(感官)에 의지하여 대상(對象)을 인식하는 주체가 되는 주관인 마음으로, 감가기관(根)을 의지하여 대상(境)을 인식하는 작용력이다.③ 그리고 심(心)이란 마음으로 만물(萬物)을 정신과 물질로 구분할 때 정신에 해당시켰으며, 또 이를 분류할 때 심왕(心王)과 심소유법(心所有法)으로 나누었다.④

심왕(心王): 마음 자체. 마음 작용의 근본이 되는 것. 마음의 개별적인 작용에 대해, 마음이 인식 대상의 총체적인 양상을 받아들여 통합하는 기능을 왕에 비유한 것.
심소유법(心所有法) :마음에 속하는 것. 마음의 개별적인 작용, 활동. 마음의 속성. 심리. 정신 현상. 정신 작용. 마음의 주체적인 측면인 심왕에 부수하여 일어나는 세부적인 여러 가지 심리 또는 정신 작용.

유부(有部)와 유식설(唯識說)의 주장에 따르면 심(心)을 심왕(心王)과, 심소유법(心所有法)으로 분류할 때 마음은 주체로서 심왕(心王)으로 삼고, 이것에 종속하여 일어나는 심리 작용은 심소(心所)로 구분하였다. 따라서 두 학파(學派) 모두 마음을 심왕(心王)으로 보았다. 그리고 마음을 심(心), 의(意), 식(識)으로 마음(心)을 가리킬 때, 유부에서는 심의식(心意識)은 마음과 사려, 그리고 인식⑤ 모두를 일컫는 말로 6식을 동일한 것으로 봤지만,⑥ 유식학에서는 정신 활동의 세 가지 측면으로 이를 파악하여, 제 8 아뢰야식(阿賴耶識)만을 마음(心)으로 보기도 하였다. 그것은 8식 모두에 심, 의, 식의 뜻이 있지만, 제 8식인 아뢰야식은 온갖 현상(現象)의 종자(種子)를 모아 표상(表象)으로 나타내기(顯出) 때문에 심(心)으로 부르고. 제7식인 말나식(末那識)은 대상을 두루 깊게 헤아려 사려하므로 의(意)라고 하며, 나머지 6식은 대상을 주로 명료하게 식별하므로 식(識)으로 나누기 때문이다.⑦ 그러나 심리 작용 전체를 총칭하여 심의식(心意識)이라고 말할 때, 심(心)은 심리적 작용 전반을 총괄하는 마음의 활동이며, 때로는 마음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 사려(思慮義)     ────┐
    심(心)  ┤                                      │
               └ 적집(積集義) ───┐    │
                                        ┌──┼┬┴─ 八識     ─ 通名
               ┌ 의지(依止義)-┼──┼┘
    의(意) ┤                      │      └─── 第八識 ┐
               └ 사량(思量義) ┼────── 第七識 ┼ 別名
                                        │     ┌--── 第六識 ┘
               ┌ 요별(了別義)  ┘     │
    식(識) ┤                              │
               └요별(了別義)   -──┘

① <雜阿含經>,《大正藏》, 卷 2, p.264.上 "心持世間法心拘引世間基心謂一法"

② <成唯識論>,《大正藏》, 卷 31, p.60.上 "由假說我法有種種相轉彼依識所變" 이라 하여 우주의 모든
법이 한 가지라도 識의 所變現 아닌 것이 없다고 한다.

③ 根이란, 感覺器官인 眼, 耳, 鼻, 舌, 身, 意根이며, 境이란, 感覺對象인 色, 聲, 香, 味, 觸, 法境이다.

④ <成唯識論>, 《大正藏》卷 31, p.26下 "心於所緣唯取總相心所於彼亦取別   相助成心事得心所名"
    心王이란 마음 자체이며, 마음 작용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개별적인 心識作用에 대해, 마음이 인식
    대상의 總體的인 樣相을 받아들이고 통합하는 기능을 마치 왕에 비유하여 심왕이라고 하였다.
    心所有法의 줄임 말로 心所란 마음에 속한다는 의미이다. 마음의 개별적인 작용, 또는 활동. 심리
    작용. 정신 작용으로 마음의 주체인 심왕에 附隨하여 일어나는 세부적인 여러 가지 심리 또는 정신
    작용을 말한다.

⑤ 心이란 모든 사고와 상념을 집합하여 행위를 일으키므로 集起의 뜻. 思慮란 온갖 종류의 사리를 사고
      하므로 사려라고 함. 認識이란 사물의 본체를 파악하여 識別하므로 了別의 뜻.

⑥ <阿毘達磨俱舍論>, 《大正藏》, 卷 29, p.4上 "此復差別有六識身謂眼識身乃至意識身" 이라 하여
     6種의 識身을 心의 主體로 보았다.
     <同卷> 29, p.21下. "集起故名心思量故名意了別故名識....故心意識三名所詮義雖有異體是一"라
     하여, 心意識을 동일한 것으로 보기도 함.

⑦ <成唯識論>, 《大正藏》, 卷 31, p.24下. 心法에 8種이 있다고 보았으며 이를 第八識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8識 모두 心이라고 할 때와 제 8식을 心, 제 7식을 意, 전 6식을 識이라고 別名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