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설의 현실 적용 사성제(四聖諦)

-梵水-




 "어떤 것이 괴로움의 진리인가. 괴로움의 진리란 나는 괴로움, 늙는 괴로움, 앓는 괴로움, 죽는 괴로움,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괴로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 구하고자 하나 얻지 못하는 괴로움, 생명을 유지하려는 괴로움이다. 이것을 괴로움의 진리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괴로움의 원인으로 진리인가. 이른바 괴로움의 원인으로서 진리란 갈애가 그 탐욕과 어울려 마음이 항상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의 원인으로서 진리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괴로움이 사라지는 진리인가. 이른바 괴로움이 사라지는 진리란 그 탐욕이 아주 없어져 집착이 없고 다시는 새로 일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이 사라지는 진리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괴로움을 벗어나는 진리인가. 괴로움을 벗어나는 진리란 곧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이니, 바른 소견, 판단, 바른 말, 바른 행, 바른 생활, 바른 방편, 바른 통찰, 바른 집중을 말한다. 이것을 괴로움을 벗어나는 진리라 하느니라."

  
 미혹의 세계와 깨달음의 세계의 인(因)과 과(果)를 밝히는 사제설(四諦說)은, 고제(苦諦), 집제(集諦), 멸제(滅諦), 도제(道諦)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여기서 제(諦)란 진리, 진실의 의미로 그 진리가 성스러워 사성제(四聖諦)라고 한다. 이것은 삼법인(三法印)과 같이 그 교리적 체계는 연기 사상을 바탕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사성제와 십이연기, 그리고 삼법인의 교리는 서로 밀접한 체계를 가지며, 모두 연기론을 따르기 때문에 하등의 사상적 대립이 없다. 또한 이와 같은 교리를 통하여 대립과 차별적인 견해에 대하여, 조화와 통일의 방법을 살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것이다.  
 사제(四諦)는 고통의 종류와 원인, 그리고 고통의 소멸 상태와 고통을 없애 주는 방법으로 이뤄져 있다. 이와 같은 교리 체계를 현실에 그대로 적용함으로 우리는 현실적인 문제의 인과 관계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각 항목의 내용을 살펴보자.
    
① 고제(苦諦)(고통(苦痛)이며, 유전연기(流轉緣起)의 과(果))
  
 현실 세계의 참 모습을 밝히는 것으로, 무지(無知)에 의한 생존 과정을 괴로움이라고 한다. 즉 현실 인식인 것이다. 존재에는 불변하는 자성(自性)이나 자아(自我)가 없기 때문에, 여러 조건에 따라 생멸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나 현상으로서 발생하는 생노병사(生老病死) 자체는 괴로움이 아니지만, 원하지 않는 생노병사가 자신에게 일어나기 때문에 괴로움으로 작용한다.  
 괴로움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사고(四苦 네 가지 고통)

생(生).
노(老)
병(病)
사(死)

팔고(八苦 여덟가지 고통)

애별리고(愛別離苦)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원증회고(怨憎會苦)        미워하는 사람과 만남
구불득고(求不得苦)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음
오음성고(五陰盛苦)        괴로움의 근본인 생명(오온(五蘊))에 집착하는 괴로움(오취온고(五取蘊苦,
                                      생존에 대한 집착)

이상의 4고 8고를 다시 요약하면, 그 각각은 모두 불만족(不滿足), 불여의(不如意)의 뜻이다. 즉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고통이 일어나는 것이다.

 ② 집제(集諦)(고통의 원인이며, 유전연기(流轉緣起)의 인(因))

 드러난 결과로써 고통에는 원인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 원인을 갈애(渴愛)라고 한다. 갈애란 모든 욕망의 기본으로 끝없이 욕망을 따라 뭔가를 갈구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존재는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이치이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소유하려는 집착을 일으킨다. 집착은 무지(無知)로부터 일어나며,  이를 통해 소유하려는 욕망이 생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고통을 야기한다. 이 같은 상태를 끝임 없이 반복하는 원인으로 갈애를 다시 욕애(欲愛), 유애(有愛), 무유애(無有愛)
로 나누며, 또 욕애(慾愛), 색애(色愛), 무색애(無色愛)의 삼애(三愛)로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여섯 가지 경계(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에 대한 집착을 각기 색애(色愛), 성애(聲愛), 향애(香愛), 미애(味愛), 촉애(觸愛), 법애(法愛)의 육애(六愛)로 나눌 때도 있다.  
  
 이상 집(集)과 고(苦)는 미망(迷妄)의 원인과 결과로 유전 연기의 형태이다. 여기서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부분은 괴로움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부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만약 고통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면, 그것은 곧 본인에 의해 해결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환언하면 현실적인 모든 문제는 결국 유정 각자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결 방안인 환멸 연기의 상태 역시 본인에 의해서 가능해진다.
    
③ 멸제(滅諦)(욕망의 고통에서 이상의 경지로, 환멸연기(還滅緣起)의 과(果))
 
 멸(滅)이란 욕망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해탈(解脫))로 모든 욕망의 근원인 갈애(渴愛)를 제거한 상태이다. 이와 같이 갈애가 멸함을 따라 올바른 지혜가 나타나며, 그 지혜에 의하여 성취되는 부동의 진리가 바로 열반(涅槃)인 것이다.
    
④ 도제(道諦)(멸의 원인이며, 환멸연기(還滅緣起)의 인(因))

 고(고통)와 집(고의 원인)의 멸을 실현하는 방법으로써 팔정도(八正道)가 있다. 이것은 고(괴로움)와 낙(즐거움)의 두 변에 치우치지 않는 바른 상태로 그 항목은 다음과 같다.

팔정도(八正道)

정견(正見)
정사(正思)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념(正念)
정정(正定)

먼저 정견(올바른 견해)은, 있는 그대로 보는(여실지견(如實知見)) 것으로, 자기와 세계의 모습인 연기(緣起)의 상태를 아는 것이다. 이 같은 정견에 기초하여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바른 노력이 행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 8정도는 점진적인 단계가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이다. 따라서 먼저 존재에 대한 바른 인식 즉,  모든 존재가 緣起에 의한 인연성인 것을 알아야 한다.

                           ┌고제(苦諦)─무지(迷)의결과 ┐
                           │                                           ├ 현상적 세계=유전연기(流轉緣起))┐
                           ├집제(集諦)─무지(迷)의 원인┘                                                   │
   사성제(四聖諦)  ┤                                                                                                ├불교우주인생관
                           ├멸제(滅諦)─깨달음(悟)의 결과┐                                                │
                           │                                              ├이상적 세계=환멸연기(還滅緣起)┘
                           └도제(道諦)─깨달음(悟)의 원인┘                              


<增一阿含經>, 《大正藏》, 卷 2, p.631上~中 "當修行四諦之法 云何爲四 所     謂初苦諦 (中略) 第二者苦習諦 (中略) 第三者苦盡諦 (中略) 第四者苦出要諦 (中   略) 彼云何名爲苦諦 所謂苦諦者 生苦 老苦 病苦 死苦 憂悲惱苦 怨憎會苦 恩愛別   離苦 所欲不得苦 取要言之五盛陰苦 是謂名爲苦諦 彼云何名爲苦習諦 所謂習諦者   愛與欲相應心恒染著 是謂名爲苦習諦 彼云何名爲苦盡諦 所謂盡諦者 欲愛永盡無   與不復更造 是謂名爲苦盡諦 彼云何名爲苦出要諦 所謂苦出要諦者 謂賢聖八品道   所謂正見 正治 正語 正行 正命 正方便 正念 正三昧 是謂名爲苦出要諦 (中略) 然   不覺知 長處生死輪轉五道 我今以得此四諦 從此岸至彼岸成就此義 斷生死根本更   不復受有."

욕애(慾愛 = 성애(性愛), 정애(情愛)): 성애(性愛)란 감각적 욕망이며, 정애(情愛)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집착.
    유애(有愛 = 생존애(生存愛)): 생존의 영속을 바라는 욕망,
    비유애(非有愛 = 무유애(無有愛)): 생존의 단절을 바라는 욕망.

욕애(慾愛): 과거의 습성으로 현재에 생기는 욕망
    색애(色愛): 물질에 대한 욕망.
    무색애(無色愛): 물질을 넘어선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