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51(2007)년 8월호 Vol.7,No.79. Date of Issue 1 Aug ISSN:1599-337X 

 

 

 

 

 

 

 

 

 칠칠 49재

범수

 저녁 늦은 시간 49재에 대한 문의 전화가 걸려 왔다. 볼일 때문에 먼 곳에 있던 터라, 이튿날 아침 일찍 되돌아 왔다. 그러나 갑자기 사정이 생겨 취소하게 되었다며 미안해 하길래, "못한다고 하다가도 하는 수도 있고, 한다고 했다가도 못하는 수도 있으니" 괜찮다고 하였다. 사실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며, 또 심성 고운 불자들은 그런 일로 인해 절에 가는 것을 미안해 할 수도 있으니,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잘 헤아려 드려야 한다. 그렇게 잊고 있는데 며칠이 지나 또 전화가 와서는 지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안해서 절에 가기가 그렇네요."하며 말끝을 흐린다. 불자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대목이다. 악의적인 마음으로 그런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다고 했다가 못한다고 했다가 다시 한다고 하였으니, 그도 그럴 것 같지만 필자의 생각은 시절인연에 따라 그렇게 된 것으로 볼 뿐이다. 하여튼 우여곡절을 끝에 드디어 재를 지내게 되었다. 칠칠49재 초재가 끝난 다음 재자들과 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소요경비를 묻길래 "하시고자 하는대로 해드리겠습니다."며 간단하게 말씀드렸다. 재에 임하는 그 분들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를 지내려고 내는 경비에 따라 지내면 되는 것이지 딱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러자 그 가운데 한 분이 "사실 서울에 다니는 절이 있지만, 동생들을 포교하기 위해 일부러 여기에서 지내려고 하는 것입니다."라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찡하게 저려왔다. 과연 저런 신심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죽음마저 한 단계 승화시키려는 불자의 거룩한 자세에 속으로 불보살님의 가피가 함께 하기를 기원 드렸다.
 49재를 지내다보면 사람 수만큼의 사연을 듣게 된다. 죽은 사람 좋은데 가라는 염불말고 살려내는 염불을 해 달라고 울부짖는 분. 첫 임신의 몸으로 눈물만 흘리던 분, 종교 때문에 아무도 참석하지 않는 재 등등 이루 열거하기 어려운 사정을 담고 있다.
 칠칠49재의 재(齋)란 신명(神明)을 받들어 복을 비는 의례인 제사(祭祀)와는 다르다. 재(齋)란 신심(身心)을 청정하게 가지고 행위를 삼가하여 반성하고 늘어진 마음을 경계하는 것으로 재계(齋戒: 淸淨身心, 而愼防身心之懈怠)라고도 한다. 그리고 49재란 사후 사십구일동안 사자를 위한 추선공양을 올려 명복을 빌며 극락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人死後卽刻受生爲中陰(中有)之身, 若生緣未和合, 迷於中有, 每隔七日卽數死數生, 直至第七個七日, 卽四十九日, 次生之生緣決定, 遂轉赴他生. 於此期間, 爲死者追善供養, 祈求冥福, 使之獲致果報而得往生極樂淨土. 供養始自第七日, 其後每隔七日供養一次, 止於第七次. 關於中陰追善之說)
이를 칠칠재(七七齋) 人死後四十九日間, 親屬每七日爲其營齋作法;或指第七次之追薦日, 稱爲七七齋. 蓋人命終後至受報間稱爲中有, 中有之壽命但極於七日而死;死而復生, 未得生緣, 輾轉而至七七日, 自此以後定得生緣, 方受報, 此間親屬爲亡者修法追福, 可轉劣爲勝.)라고도 하는데 같은 의미이다.
 필자는 칠칠49재를 지내시는 분들에 해드리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살면서 알든 모르든 업을 짓게 마련인데 그 업에는 좋은 업(善業)도 있지만 나쁜 업(惡業)도 있다. 그런 업은 자신이 지으며 그 경중에 따라 다음생이 결정된다. 이것을 ‘識心隨業 如人負債 强者先牽 心緖多端 重處偏墜(우리의 마음이 업을 따라가는 것은 마치 빚진 사람을 힘센 사람이 먼저 끌고 가는 것처럼 마음에 많은 갈래가 있으나 무거운 쪽으로 치우쳐 떨어진다.)' 라는 말을 들려준다. 그러므로 현재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미처 자각하기도 전에 임종을 맞는게 일반적일 것이다. 자연히 금생에 대한 정리와 다음 생에 대한 준비가 되지 못은 상황에서 금생의 마지막 통과의례로 지내게도 될 것이다. 그러나 생노병사의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삶이라면 정중하게 다음 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서 49재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즉  금생(現生)에 받은 이 몸을 그동안 잘 섰으니 그에 대한 고마움으로 최대한 예의를 갖춰 품위 있게 매듭지은 뒤. 다음 생을 위해 공(功)을 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맞이하기 위한 최소한 마음 자세가 아닐까 한다.

 

 

 

 새벽시장

장남지

안개에 가려 있지만 오늘도
하루 해는 고개를 내민다

달 그림자 채 가지 않은 시장
사람들이 술을 마신다

사람들은
오늘 흘릴 눈물에 목마르지 않도록
한 병 두 병 비워간다

허리굽어 복숭아 한 봉지에 꼭 쥐고 가는 할아버지
텃밭에서 가져오신 상추 두 소쿠리 마주앉은 할머니
질끈 묶은 머리 짙은 화장한 커피파는 아주머니
오늘 하루도 서로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

아삭한 깍두기에 들깨 곱게 간 찹쌀수제비
오늘 나는 할머니의 따뜻한 눈물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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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휴가

강승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