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50(2006)년 10월호 Vol.6,No.69. Date of Issue 1 Oct ISSN:1599-337X 

 

 

 

 

 

 

 

 

 보았느냐

범수

 <중아함경> '하늘 사람 품'에 老,病,死에 관련된 얘기가 있다. 지옥에 떨어진 사람과 염라대왕이 주고받은 이야기로써 편집된 것임을 밝혀둔다.

 “너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 첫 번째 선녀를 본적이 없더냐”하고 묻자 ”못 봤습니다. 대왕이시여.“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굽고, 지팡이에 매달려서 비틀비틀 걷는 사람을 못 봤단 말이지”.“그것이라면 봤습니다. 대왕이시여”
“너는 그 선녀를 보면서 결국 나도 늙어서 저렇게 되고 말겠지. 그러니 서둘러 착한 일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너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 두 번째 선녀를 못 봤느냐”, ”본 바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렇다면 병에 걸려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뼈만 남아 앙상하게 마른 사람을 못 봤단 말이냐”.“그것이라면 봤습니다. 대왕이시여”
“너는 그 선녀를 만났으면서도, 결국 자신 역시 병들 몸임을 생각하지 않았고 또한 건강할 때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려고 애쓰지 않았기에 지옥에 떨어지고 만 것이니라."

“너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 셋째 선녀를 보지 못했더냐”, ”예 본 적이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그러면 너는 썩은 송장을 본 적이 없다는 말이냐?”.“그것은 보았습니다. 대왕이시여.”
“너는 그 선녀를 만났으면서도 결국 언제가 죽을 목숨인 것을 등한시하였다. 그로 인해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렇기에 네가 한 일은 너 자신이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이 이야기는 뭇 중생이 꺼리는 늙고, 병들고, 죽는(老病死) 다는 사실을 오히려 우리의 스승이라고 깨우쳐 주고 있다. 그러면서 고통에 대한 외면이나 회피 또는 왜곡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보고 극복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가 생노병사의 철칙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중생이라면, 그것을 사실로 받아 들임으로써 인연법에 따라 '가면 오고, 오면 가는' 사실을 한 번쯤 되돌아 보면 어떨까 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조혜숙

 새벽공기를 가르며 열심히 조깅을 하던 유정(이나영)은 “이따시만한 해가 무섭다"며 자동차 안에서 수면제를 통째로 씹어먹고는 세 번째 자살을 시도한다. "가장 두려운 게 뭐냐"는 질문에 “아침이요”라고 답하는 윤수(강동원)는 자신의 사형을 조기에 집행하는 탄원을 해 달라고 이야기한다.  유정이나 윤수 두 사람 모두 마음속에 밝은 빛을 둘 수 없을 만큼 아프고 무서운 상처를 갖고 있다. 이미 둘의 비슷한 점을 알고 있던 모니카 수녀(윤여정)는 유정에게 말한다. “보니까 너도 알겠지 너하고 윤수 그 아이 많이 닮은 거.” 두 주인공이 서로를 외면하고 소통의 문을 닫으려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상대 안에서 자신의 감추고 싶은 상처를 발견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현실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비슷한 구석이 전혀 없는 듯 보인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유학까지 다녀왔고, 친 인척이 운영하는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유정과 세 명의 무고한 사람을 살인하고 그중 10대 소녀에게는 성폭행까지 자행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은 윤수는 전혀 관계가 없다. 유정의 고모이자 윤수가 있는 교도소의 종교위원인 모니카 수녀(윤여정)가 두 사람을 만나게 할 때만 해도 둘은 서로를 너무나 짜증스러워 한다. 하지만 두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다. 삶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만남부터는 모니카수녀의 부재로 할 수없이 유정은 혼자 윤수를 방문한다. 교도소 만남의 방. 두 사람이 마주 앉는다. 부유하고 화려한 여자와 가난하고 불우했던 남자. 너무도 다르지만, 똑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던 그들. 처음엔 삐딱하고 매몰찬 말들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서로가 닮았음도 느끼게 된다. 조금씩 경계를 풀고 서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두 사람. 조그만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온기만큼 따스해 져가는 마음. 그들은 비로소,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다.  특히 윤수가 살해한 파출부의 노모가 교도소를 찾고, 두 사람이 자신의 어둠을 스스로에게서 풀어놓으면서. 결국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윤수와 유정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다. 그 과정은 결국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흉물스러운 상처를 포함해 자신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다른 사람까지 용서할 수 있으며, 삶의 밝은 빛도 받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 영화는 진심으로 전하려 한다. 어려서 당했던 성폭행으로 인한 상처와 엄마에 대한 증오심이 가득한 유정의 고백을 들은 윤수의 진심 어린 눈물은 유정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윤수의 불행했던 과거와 꼬여버린 운명은 유정의 마음을 울린다.

 상처로 상처를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그들의 절망은 기적처럼 찬란한 행복감으로 바뀌어간다. 이제, 여자는 스스로 죽을 결심 따위는 할 수 없게 되고, 남자는 생애 처음 간절히 살고 싶어진다.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해준 서로가 더 없이 소중하다.
 매일 목요일 '우리들의 행복한시간~~ 목요일 오전10시에서 오후1시'이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바램이 그들 마음에 가득 차오를 무렵,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파리하지만 꿋꿋한 캐릭터인 유정 역의 이나영과 무뚝뚝하지만 여린 내면을 가진 윤수 역의 강동원의 연기와 <파이란>을 통해 일상적이지 않은 멜로드라마를 너무나 괜찮은 영화로 만들어 냈던 송해성 감독의 연출이 인간의 죄의식과 용서에 대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형제 반대에 대해 이야기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다만 소설로 읽을 때의 섬세한 감정이 영화로써는 미흡하여 어쩡쩡하고 밋밋하게 진행된 점이 아쉽다. 배우 이나영이 유정의 역활을 맡으며 이런 인터뷰를 한적이 있었다. "사형제도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던 난 사형수들을 직접 만나면서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 분노도 욕심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얼굴들. 감옥에 들어온 사람들이 천사가 되면 죽인다는 대사가 입가에 맴돌았다." 과연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 인가? 사람이 정해놓은 법이라는 명분으로...

 

 

 

 

장남지

재촉하지 마라.
안그래도 나는 흐르고 있다.

뺏으려 마라.
안그래도 나는 너를 잊고 있다.

기다리지 마라.
차라리 소리 던지며 울어
버려라.

걱정하지 마라.
우는 것도, 웃는 것도
결국 바다가 된다.

 

 

受持
讀誦

 

 백유경

편집부

百喩經卷第四                                                                               尊者僧伽斯那撰
                                                                                                蕭齊天竺三藏求那毘地譯
口誦乘船法而不解用喩 夫婦食병共爲要喩 共相怨害喩 效其祖先急速食喩 嘗菴婆羅果喩 爲二婦故喪其兩目喩 唵米決口喩 詐言馬死喩 出家凡夫貪利養喩 駝瓮俱失喩 田夫思王女喩 구驢乳喩 與兒期早行喩 爲王負机喩 倒灌喩 爲熊所齧喩 比種田喩 미후喩 月蝕打狗喩 婦女患眼痛喩 父取兒耳?喩 劫盜分財喩 미후把豆喩 得金鼠狼喩 地得金錢喩 貧兒欲與富等財物喩小兒得歡喜丸喩 老母捉熊喩 摩尼水竇喩 二합喩 詐稱眼盲喩 爲惡賊所劫失疊喩 小兒得大龜喩

(七九)爲王負机喩
昔有一王。欲入無憂園中歡娛受樂。칙一臣言汝捉一机。持至彼園我用坐息。時彼使人羞不肯捉。而白王言。我不能捉。我願擔之。時王便以三十六机置其背上。驅使擔之至於園中。如是愚人爲世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若見女人一髮在地。自言持戒不肯捉之。後爲煩惱所惑。三十六物髮毛爪齒屎尿不淨不以爲醜。三十六物一時都捉不生참愧。至死不捨。如彼愚人擔負於机

79. 서른 여섯 개의 상자를 짊어진 신하
  왕이 '걱정없는 동산(無憂園)'에 들어가 놀기 위해 신하에게 말했다. “그대는 궤짝 하나를 들고 저 동산으로 가서, 내가 앉아 쉴 수 있게 하라.” 신하는 남 보기에 창피스러워 들려고 하지 않고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들 수가 없습니다. 지고 가겠습니다.” 그래서 왕은 곧 서른 여섯 개의 궤짝을 그의 등에 지우고 그를 재촉하여 동산으로 갔다.
 범부들도 그와 같다. 여자의 털 하나가 땅에 떨어진 것을 보고 말하기를, “나는 계율을 지킨다”고 하며, 그것을 집으려 하지 않는가, 뒤에는 번뇌에 홀리어, 서른 여섯 가지 즉 털, 손, 발톱, 이, 똥, 오줌 따위의 더러운 것도 더럽다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서른 여섯 가지 더러운 물건을 한꺼번에 전부 붙잡고도 부끄러워하는 생각 없이 죽을 때까지 놓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궤짝을 지는 것과 같다.

 

(八○)倒灌喩
昔有一人。患下部病。醫言。當須倒灌乃可差耳。便集灌具欲以灌之。醫未至頃便取服之。腹脹欲死不能自勝。醫旣來至怪其所以。卽便問之。何故如是。卽答醫言。向時灌藥我取服之。是故欲死。醫聞是語深責之言。汝大愚人不解方便。卽便以餘藥服之。方吐下爾乃得差。如此愚人爲世所笑。凡夫之人亦復如是。欲修學禪觀種種方法。應效不淨。反效數息。應數息者效觀六界。顚倒上下無有根本。徒喪身命爲其所困。不諮良師顚倒禪法。如彼愚人飮服不淨

80. 엉뚱한 약을 먹은 사람
 변비가 심한 사람이 있었다. 의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관장을 해야 나을 것이다.” 그 사람은 곧 관장을 하려고 준비하면서, 의사가 오기 전에 관장 약을 먹고서는 배가 불러 죽을 것 같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의사가 그 모습을 보고는 이상히 여겨 물었다. “왜 그러는가.” 그러자 그는 “아까 그 관장 약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배가 불러 죽을 것 같습니다.” 의사는 이 말을 듣고 매우 나무라면서, “너는 너무 어리석어 아무 방편도 모르는구나.” 그리고는 곧 다른 약을 먹여 토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이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들도 그와 같다. 선관(禪觀)의 갖가지 방법을 닦으려 할 때 부정관(不淨觀)을 익혀야 할 것을 도리어 수식관(數息觀)을 익히고 수식관을 익혀야 할 것을 도리어 육계(六界)를 관한다. 그리하여 위, 아래를 뒤바꿔 근본이 없이 한갓 신명만 허비하기 때문에 지치게 된다. 좋은 스승에게 묻지 않고 선법(禪法)을 뒤바꾸어 보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더러운 것을 먹는 것과 같다.

 

 

사진
공간

 

 

편집부

 외증조할머니의 49재를 마치던 날 드디어 아이들은 목탁과 요령을 마음껏 다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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