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쾌(三快)라는 말이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싼다.'는
뜻으로 이 세 가지가 원만하면 건강을 보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절에서 먹는 음식이란
다들 주지하다시피 푸성귀가 주이기 때문에
'잘 먹는다'는 것은 음식 종류 보다는 소화를
뜻하며, '잘 잔다'는 것 역시 하루 여섯시간이
공식 수면시간이기 때문에 숙면을 가르킨다.
그리고 '잘 싼다.'는 것은 굳이 말을 안해도
알 것이다. 오늘 이야기는 '잘 싼다'와 관련된
것으로 절의 화장실을 '정랑', 해우소 등으로
부르는데 사찰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 해우소(解憂所
근심을 푸는 곳)라는
푯말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정랑(淨廊)'이란
'깨끗한 복도'라는 의미로 옛날에는 회랑(回廊
담과 나란히 비를 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건축물)
끝에 화장실을 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칠당가람(七堂伽藍)이라는 규정에 보면 사찰에
구비되어야 하는 일곱가지 건축물(因時代或宗派之異而有所不同)로 불전, 법당(佛殿,法堂:又稱說法堂. 相當於講堂,
位於佛殿後方), 승당(僧堂:或作禪堂,雲堂,選佛場.
僧衆坐禪或起居之所, 中央安置文殊菩薩像), 고방(庫房:又作庫院,
爲調配食物之所), 산문(山門:又作三門.
卽具有三扇門之樓門, 表示空,無相,無願等三解脫門), 서정(西淨:又作東司淨房,
指?所), 화욕실(和浴室:又作溫室,
爲溫浴之室) 其中以僧堂,西淨,浴室爲禁語之所,
故總稱三?堂. <大毘婆沙論>를 들고 있는데 여기서는
해우소를 서정 또는 동사라고 하며 사찰이
갖추어야 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그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인데 사실 별로
가고 싶은 곳은 아니겠지만 하루라도 거르면
당장 건강에 지장이 생기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절에서는 그냥 생리적인 현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입측오주(入厠五呪)'라 하여 수행과
연관시킨다. 그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입측(入厠)진언 -화장실에 들어가서 -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 조각 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 지으리 - '옴 하로다야 사바하'
세정(洗淨)진언 -뒷물하면서 - 비워서 청정함은
최상의 행복. 꿈같은 세상살이 바로 보는 길.
온 세상 사랑하는 나의 이웃들. 청정한 저
국토에 어서 갑시다. - '옴 하나마리제 사바하'
세수(洗手)진언 - 손을 씻으며 - 활활활 타는 불길
물로 꺼진다. 타는 눈 타는 경계 타는 이 마음.
맑고도 시원스런 부처님 감로. 화택을 건너뛰는
오직 한 방편 . - '옴 주가라야 사바하'
거예(去穢)진언 - 더러움을 버리고 - 더러움 씻어내듯
번뇌도 씻자. 이 마음 맑아지니 평화로움뿐.
한 티끌 더러움도 없는 세상이. 이생을 살아가는
한가지 소원 -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
정신(淨身)진언
- 몸이 깨끗해지고
- 한 송이 피어나는 연꽃이런가. 해 뜨는 푸른
바다 숨결을 본다. 내 몸을 씻고 씻어 이 물마저도.
유리계 푸른 물결 청정수 되리. '옴 바아라뇌가닥
사바하' 위에서 보듯이 불교에서는
화장실 사용도 의례화 시켜 놓았는데, 세정
즉 뒷물과 관련된 고사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스님께서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졌다. 그때 누가
달려오더니 일으켜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쳐다보니 갑옷을 입은 건장한 사람이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예 저는
북방 비사문천왕의 아들 장경이옵니다."
"그대가 어쩐 일인가" "스님의
계행이 청정하고 마음이 바로 불심과 통하기
때문에, 늘 스님 뒤에서 모시고 있습니다."
" 날 모신다면 넘어지기 전에 붙들어야지,
넘어지고 나서 일으키는가" "제
마음 같아서는 항상 스님을 곁에서 부축하고
싶지만, 스님 몸에서 구린내가 나기 때문에
30보쯤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넘어지시는 걸 보고 얼른 쫓아왔지만 좀 늦었습니다."
"내 몸에서 구린내가 나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내 몸에 똥이라도 묻었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스님께서는 뒷물을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몸에서 구린내가 납니다."
대변을 본 뒤에는 뒷물을 하고 입측오주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않아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허허, 참 그런 허물이 나에게
있었구나." 여기서 보듯 절에서는
용변 뒤 반드시 뒷물을 하는데, 대중이 사는
곳에서는 '정통'이라는
소임을 둬 화장실 청소를 담당케 한다. 그
가운데 뒷물용 물을 떠다 놓는 것도 소임에
포함된다. 참고로 한 마디 더 덧붙이면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칸칸마다 물을 담은 용기를
두는데 손잡이가 있는 간장병 등이 선호된다.
요즘은 '비데'가 널리
사용됨으로써 한 층 위생적이지만, 사찰 화장실은
여전히 전통방식 그대로인 곳이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회에 널리 알려진 유명사찰의
유명 해우소 이야기도 더러 있다. 예를 들면
'오늘 들어가서 일 보면 내일 쿵 하고 소리날
만큼 깊다'든지, '화장실 고수 이야기'
같은 것이다. 한편 해우소 밑바닥에 동판을
설치하여 발효와 탈취를 돕도록 한 곳도
있으며, 남자 화장실에는 간단한 글귀로 심오한
상태를 유발하도록 한 곳도 있다. 언제가 대웅전이
목조로 108평이나 되는 절을 찾았더니만 그곳의
제일 작은 건물이 해우소였는데 필자가 있는
절의 제일 큰 건물보다 컸었다. 이야기가 너무
길었나...백양사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그
스님은 해우소에 갈 때마다 소주 대병을 들고
다녔다. 그런데 이 스님의 체격이 호리호리했기
때문에 좀 약해 보인다. 얼른 억측하면 손에
소주 대병을 들었기 때문에 마치 곡차를 잡수고
비틀거리면서 걷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물론
뒷물용이지만, 이것을 모르는 참배객이나 관광객들은
벌건 대 낫에 소주 대병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스님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또 어떤
스님께서는 탱화 점안식을 한다고 여럿스님과
신도를 초청했다. 그러자 그 절의 신심있는
불자께서 행사에 쓰려고 참기름을 직접 짜서
소주병에 담아 공양 올리고는 스님 방에 뒀다.
행사 당일 한쪽에 점잖게 놓여 있는 병을 보고
이맛살을 찌푸린 분은 안 계실까.. 참기름을
담았으니 필시 참기름병이지만, 겉모습은 소주병이었으니
말이다. 범어사에는 장군수라는 물이 있다.
스님들 가운데 몇몇은 손에 양주병 하나씩
들고 그 물을 뜨러 가곤 한다. 마치 밤새 마시고
빈 병만 들고 산을 내려 가는 것 같이 말이다.
또한 배가 아프거나 냉할 때 양주병에다 더운
물을 넣고 문지르기도 한다. 지금
필자가 있는 절 냉장고에도 소주병이 세 개나
들어 있다. 그리고 분리 수거통에도 몇 개
더 들어 있다.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말 할 수도 있지만, 해우소에서 비울 때 편견이나
억측, 망상마저 아낌 없이 버렸으면 하는 마음에
함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해우소에 비울 것은 비단 이것뿐만
아닐 것이다. 그게 뭔지 알고자 한다면 '입측오주'를
참고 하기 바란다.
탑(塔: 安置佛舍利),
금당(金堂: 又稱佛殿, 安置本尊佛. 與塔共爲伽藍之中心建築),
강당(講堂: 講經之堂屋), 종루(鐘樓: 俗稱鐘撞堂,
爲懸掛洪鐘之所在), 장경루(藏經樓: 一作經堂,
爲藏納一切經之堂), 승방(僧房:又作僧坊, 卽僧衆起居之所在.
分布於講堂東西北三方, 卽三面僧房), 화식당(和食堂:又稱齋堂)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