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50(2006)년 3월호 Vol.6,No.62. Date of Issue 1 Mar ISSN:1599-337X 

 

 

 

 

 

 

 

 

 

 

 여석압초

범수

 여석압초(如石壓草)라고 했나? 돌로 풀을 눌러놓아도 옆으로 비집고 나온다는 말로써 번뇌를 없애려고 할 때 뿌리까지 제거하지 않으면 풀처럼 번뇌가 다시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런데 평소에는 무심결에 하던 이 말이 여름내내 도량에 난 잡초를 뽑다가 그 무게를 실감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뽑다가 지치니까 돌로 풀을 덮는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날도 여느 날처럼 낫을 들고 도량에 난 풀을 뽑고 있는데 1톤 화물차가 요란하게 올라왔다. 절 마당을 주차장쯤으로 생각하는 예의 없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주자를 한 뒤 두 사람이 내렸다. 그러나 조금만 더 하면 하던 일을 마칠 수 있을 것 같아 일에만 집중하였다. 그러는 사이 바짝 다가와서도 연신 두리번거리며 얼른 물어보고는 안으로 들어갈 마냥 쳐다보지도 않고 주지스님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그 말에 잠깐 동안 딴 스님을 떠올렸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하는 일에 따라서 자칭 부목, 공양주, 행자 등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거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또한 쓰지 않는 말이기에 순간적으로 헷갈린 것이다. 하여튼 그들은 필자인 것을 확인하고는 슬픈 표정으로 삶이 힘들다며 마치 여름 소나기 퍼붓듯 한바탕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요즘 등등의 단체를 빙자한 전화나 방문을 통하여 많이 듣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길래 “그러세요?” 하고는 “그래 밥은 안 굶는지, 지붕에 비는 새지 않는지” 등을 물어 보았다. 그러자 더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다.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될까요?” 하자 현금을 보태주면 좋겠다며, 다른 곳에서는 돈이 없으면 쌀이라도 준다고 필자를 부추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일단 절까지 왔으니 부처님께 참배하고 원하는 바가 있으면 기도 드리세요” 하였더니만 머뭇거리다 법당에 들어갔다가는 금방 나와 버린다. 그리고는 빨리빨리 뭘 주든지 달라는 것처럼 보채는 그들에게 "법당에 들어가 봐서 알겠지만, 법당에 물이 샙니다, 그리고 저렇게 큰 차를 타고 다니지만 난 걸어서 다닙니다"하며 한 여름과 어울리지 않는 털신을 들어 보였다. 그들은 털신에서 눈을 떼고는 둘려보아도 자기들이 타고 온 차 외에 다른 차가 보이지 않자 "이거 어떻게 되어 가는 것이야"하는 것처럼 서로를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그 뒤 이어지는 필자의 이야기에 "잘못 왔구나"하는 표정이 역력하더니만, 필자의 권유에 따라 애써(?) 모은 쌀 한 봉지를 결국 부처님 전에 올려놓고 내려갔다. 누군가는 이것을 두고 "벼룩의 간을 빼 먹는 것 아닌가"하면서 웃을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그렇게 해서라도 그들에게 선근(善根)을 심어 주려는 것이다. 그래야 좀더 나은 삶을 바랄 수 있으며, 주위도 함께 밝아지기에 말이다.
 '선근을 심는다'는 뜻은 선행을 한다는 것이며 또 그에 따른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간혹 간과하는 것이 '자업자득'의 이치인데 <출요경出曜經>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경우, 재앙을 스스로 자초하는 것이어서 부모, 형제, 종족이 그 죄를 대신 받아 주지 못한다, 악을 행하지 않는 경우, 그 복을 스스로 받는 것이어서 부모, 형제가 그 기쁨을 대신 얻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청정한 행위를 자신이 하면 그 과보도 자신이 받게 되는 것이다.(人之爲惡 後自受報 已不爲惡 後無所憂 人之爲惡後自受報者。夫人爲惡自招禍患。非有父母兄弟宗族代受其罪。自不爲惡後 不受報。如此之人。生則遇聖當受其福。非父母兄弟代獲其慶。意自淸潔不累於人。自行淸淨自受其報。是故說曰。人之爲惡後自受報已。不爲惡後無所憂也 <대정장> 권4  p743.)"

 

 

 

 인도기행

진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교를 접한 사람은 한결 같이 진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고타마 부처님을 찬양한다. 그것은 모든 중생의 주인은 자신임을 선포하였으며, 우주의 진리를 바로 깨우쳐 고통 속에 헤매는 중생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보여 주셨기 때문이다.                                  부처님 탄생게-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장남지

물이 흐른다

지리산 옛터에 작은 샘물에서
물이 흐른다

물은
겨울나무 가지 끝에서도
섬진강 모랫가에서도
아이 뛰놀던 냇가에서도

까추까추,
연두빛 새로 흐른다

 

 

 

 덕유산

조혜숙

 "산이 그곳에 있어 내가 간다!" 이건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의 웅변이다. 물론 난 이 정도까지의 산꾼은 아니다. 그래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일년 정도 쉬다가 다시 산을 맞으러 가는 맘은 나 역시도 그러하다. 그리운 님 만나러 가는 것처럼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왜냐하면 봄이 올 무렵의 산행에선 한겨울도 만나고, 봄도 만나고, 여름도 만나기 때문이다.
 초입에선 눈이 녹아 질퍽거려 미끄러우니 넘어지기 십상이고, 어느 정도 오르면 두꺼운 얼음 위에 눈이 하얗고, 더 올라 정상에 서면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은 여름 못지 않고, 내려오는 길 저 산너머엔 봄이 꼬물거린다.
 버스는 어느덧 거창으로 접어들고 거창군의 오지인 북상면 황점에서 바람골로 들어가 산행을 시작한다. 워낙에 오르는건 그럭저럭 따라가는데 내려오는건 젬병인데다가 발목까지 불안하니 겉으론 늠름하게 산행을 시작했어도 속으론 잔뜩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산에 접어들면 이 생각 저 생각 모두 발 밑에 있다. 산을 오르는 나와 나무와 바람과 땅과 그리고 하늘이 있을 뿐이다. 눈밭에 미끄러지면서도 즐거워 까르르르르. 후후하고 내쉬는 가쁜 숨소리조차도 기분 좋다.
 높이 오를수록 차가워지는 바람에 내맡겨진 얼굴은 싱싱하게 살아난다.아! 좋다. 이 순간순간의 가슴 벅참을 표현할 수 있는건 오로지 "아! 좋다!" 단 한마디뿐이다. 그랬다 예전엔 이순간 내 맘을 표현할 수 있는 멋진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작가이거나 아님 화가가 되거나, 아님 노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하고 생각했었다. 근데 이젠 아니다. "참! 좋다,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이 말만 내내 되뇌이게 된다. 그래도 좋다.
 영각재-남덕유-삿갓봉-삿갓골재-황점을 연결하는 산행 코스는  접근로가 호젓하여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 황점으로 들어가는 월성계곡의 협곡과 계류, 사선대등 아름다운 계곡경치와 덕산정 등 아름다운 정자가 널려있다.비록 덕유산 종주를 못한다 하더라도 영각재에서 삿갓골재까지의 오르락내리락 하는 4킬로미터의 능선코스는 덕유산 미니종주의 매력을 아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겨울산행치고는 날씨가 봄날 같아서 인지 먼산에 아지랑이가 아롱거리는듯도 하다.
 하산이 끝나갈 무렵 얼음아래로 물이 졸졸거리는 계곡으로 내려와 손을 씻고 입을 헹구고 발도 물에 담그니 온 산이 이제 내 품에 들어 온 듯 온몸이 차랑차랑 해진다.
 1400미터 고지를 돌아 내려오느라고 피곤해진 심신이 일시에 살아나는 듯 정신이 번쩍들게 차갑다. 원점인 황점으로 돌아왔다. 정상까지 다녀왔다는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에 적당한 나른함이 보태지니 오는 길 버스 안에서의 잠깐 조는 낮잠이 꿀같이 달다.

 

 

 

 쇼핑

도난주

 유럽은 12월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날부터 일제히 세일이 시작된다. 특히 영국의 대표적인 해럿백화점의 경우 일 년 동안 눈으로 봐두었던 물건을 사기 위해 개점시간인 10시 이전, 구체적으로 새벽 6시 정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물건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 나이지만, 막상 이 기간을 함께 해 본 후로 이유있는 변명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어 있는 경우도 많지만, 아껴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유명 브랜드이거나 비싼 상품일 경우 세일이 시작되는 12월 말을 기다려 한꺼번에 사는 경우가 일상화된 것처럼 보인다. 이 기간에 최저 50%로 시작하는 등 평상시 같으면 믿기 어려운 가격에 물건을 살수도 있다.
 필자가 지금 살고 있는 스웨덴의 카라스크로나의 경우도 예외없이 1월 2월 두 달 동안 거의 모든 상품이 할인에 들어갔다. 휴대폰에서부터 시작해 쥬얼리, 의류 등 모든 종류를 총망라하고 있으며, 특이한 점은 대형 할인마트도 이 기간에는 의류 및 공산품들을 큰 폭으로 할인하여 부담없이 사계절 상품들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유학생들은 이 기간을 잘 이용한다면 정말 싼 가격에 좋은 상품들을 살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경우 설날, 스승의 날, 추석 등, 봄, 가을 등 정기세일을 중심으로 가격할인을 해준다고 하지만, 막상 품목은 정해져 있고 할인된 가격도 일반인들이 사기에는 여전히 높은 가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럽의 경우 일 년에 1월 2월 두 달은 일반인들이 마음 놓고 시간을 가지며 쇼핑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불암 탐방기 임오년 국화꽃 필 무렵

정재진

 영천에서 서북쪽으로 30 여 리쯤 되는 곳에 큰 산이 있으니 이름하여 팔공이다. 이 산에는 세 개의 봉오리가 있어 중봉, 동봉, 서봉 이라 부른다.  비로봉은 높이가 해발 1192m가 되고 그 모습이 가장 신령스러우며 능히 뭍 봉오리를 거느리고 있어, 가히 모든 산들의 주인이라 할 만하다.
 개략적인 산세를 살펴보면, 그 맥은 보현산과 연해있고 멀리 백두대간(태백산맥)의 한 갈래가 되기도 한다. 또한 주변의 낮은 지대로부터 우뚝하니 높이 솟아 사방으로 널리 퍼져있으므로,  능히 한 지역의 중심이라 하여도 무방하다. 세 개의 봉오리로부터 비틀리듯 길게 뻗어 수많은 계곡과 산을 만들었으니, 산이 높아 계곡이 깊고 계곡이 깊어 물길이 길다. 이러한 이유로 예로부터 이름 난 스님들이 절을 짓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여겨, 골골마다 아름다운 곳에는 반드시 절 집을 지었다.
 우리 영천문화원 부설 한문교실에서는 지난 봄 청송의 주왕산 국립공원 내 주산지에서의 소풍이후로 다시 모이자는 의논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러나 이런 저런 속세의 사정으로 인해 끝내 모임을 갖지 못하다, 이윽고 작년 10월중에 다시 모임을 갖자는 논의가 있었다. 이에 모든 분들이 소풍을 가기로 하여 좋은 날을 고르니 10월 27일이라. 멀리 가자니 혹 다른 일이 있을까 염려되어, 여러분들의 안을 절충하여 팔공산의 진불암으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맑고 좋은 날 비 오고 바람 붐은 자연의 이치이며, 호사다마는 인간사의 속성인 것.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치다 아침 일찍 문화원 마당에 모였더니, 세찬 바람이 불고 차가운 비마저 간간이 내려 추운 날씨에 짙은 회색 구름마저 두터워 오늘의 모임이 잘못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되었지만, 그러나 시간이 되자 반가운 이들이 하나 둘 모이기에 저으기 안도를 하였다.
 영천과 신녕간은 거리가 50여리가 되며 또한 신녕과 진불암과는 거리가 30여리라 도합 80리 정도의 먼 길이다. 그러나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인하여 약간은 들뜬 기분으로 목적지로 향하였다. 자동차 속도로 한 시간여 만에 수도사의 앞마당에 차를 세우자 시간은 오전10시 정도가 되었다. 수도사는 팔공산의 북쪽에 있는 수도산의 동쪽 산기슭에 있으며, 신라시대 제30대 진덕왕 때 원효대사와 자장율사의 두 분 스님께서 처음 세웠다니 곧 서기630년이다. 그 후 고려 희종시 보조국사가 수리하였으며, 다시 많은 시간이 지나 조선시대 환암선사가 다시 수리했다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참 오래 된 사찰임을 알겠다. 절 안에는 다소의 집들이 있긴 하여도 그러나 모두 근래에 새로 지은 것들이었으며, 오직 수도난야, 해회루가 오래 된 듯 하다. 그 절의 주련에 이르기를 "한 조각 붉은 연꽃 바다 가운데 있더니, 오늘 아침엔 도량 가운데 있다네" 이상은 원통전에 걸려 있음, "석가세존께선 히말라야에 드셨지만, 한번 앉아 도를 얻지 못해 6년을 보내셨네. 샛별을 보심으로 인해 도 깨달음 말하시고, 삼라만상의 생김과 죽음을 말하시어 3,000세를 두루 하셨다네" 이상은 ‘수도난야’에 걸려 있음 "삼계는 우물의 물 길음과 같으며, 백천만겁도 먼지 쌓이는 것에 지나지 않네. 이내 몸 이제 경사로움 지향하지 않는다면, 다시 어느 생에 이내몸 건느련가? 진실로 도의 근원은 공덕이 근본이라, 길이 일체의 선근을 길러보세" 이상은 해회루에 걸려 있음
 수도사에서 조금 휴식을 취한 후 혹은 이리저리 흩어져 산을 오른다. 좁은 산길 양 옆에는 수많은 나무가 밀생하였는데, 내가 모르는 나무가 오히려 많았다. 출발하기 전에 내리던 가랑비가 이젠 흰 눈으로 변하니 이제서야 높은 산으로 들어 왔음을 알겠고, 바람이 불어 눈이 날리어 내 얼굴에 덮이니 비로소 계절이 바뀌었음을 깨닫는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같은 무리를 만들고 희희낙낙 즐기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한다. 허리 숙여 발 아래를 굽어보니 아득한 절벽아래 폭포가 보인다. 한동안 가물어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물의 양이 자못 많음을 보니, 나는 알겠네. 옛 사람이 말하기를 "여름철의 계곡에는 (비가 많이 내림에도 불구하고)오히려 물이 적고, 가을의 계곡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오히려 물이 많다" 더니, 그 이유인즉 여름철엔 비가 내림이 비록 많다지만 나무들이 물을 먹음이 또한 많으니 흐르는 물이 적음은 마땅한 것이며, 가을철엔 비가 옴이 비록 적다지만 그러나 나무들이 물을 먹지 아니하고 토해 냄이 또한 많아 계곡의 물이 많음은 당연한 것이며 이 또한 자연의 섭리리라.
 계곡의 맑은 물을 한 모금 들이키니, 비록 차갑긴 해도 그 맛이 은근하고 그윽하다. 서로 앞뒤를 다투면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는데, 모든 나무들이 서리를 맞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혹은 아직 잎이 파랗고 혹은 붉은 단풍으로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점차 높은 곳으로 오르자 더욱 많은 눈이 내리니, 하루 동안에도 기후의 변화가 이렇게 심할 줄이야! 길을 걸은 지 한 시간여 만에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비로봉의 7부 능선쯤에 위치한 암자는 이름 하길 “진불암”이다. 절을 중심으로 사방에 높은 산들이 에워싸고 있어, 한편으론  엎드려 절을 하는 듯도 하며 또 한편으론 보호하는 듯도 하여, 내 비록 풍수는 아니지만 그러나 이곳이 능히 좋은 곳임을 알겠다. 권군이 나에게 "이 암자 이름을 진불이라 이름 한 것은 맞은 편은 관음봉으로하고 뒤는 비로봉으로 하며, 오른 쪽은 보현봉으로 하고 왼쪽은 문수봉으로 하였기 때문이네" 라고 말해 주었다.  ‘관음’이라는 것은 관세음보상의 줄인 이름으로 곧 자비의 화신이다. ‘비로’라는 것은 비로자나불의 줄인 말로써 법화세계에 살면서 그 몸은 법계가 넘쳐나 온 세상에 빛을 주는 것이니, 천태종에서는 법신불. 화엄종에서는 비로자나불. 밀교에서는 대일여래불이 바로 이것이다. ‘보현’이라는 것은 보현보살의 줄인 말로써 부처님의 리.정.행의 덕을 관장하고 문수보살과 더불어 부처님의 시위보살이 된다. ‘문수’란 문수보살의 줄인 말로써 지혜를 관장하며, 오른 손에는 지검(知劍:지혜를 다스리는 칼)을 쥐고 왼 손에는 청연화(靑蓮華:푸른 연꽃)를 쥐고 있고, 법신과 반야(지혜) 해탈의 덕을 골고루 갖추었다 한다. 마침 암자 전면 문미에 기문이 편액으로 걸려있어 나는 손수 그것을 베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진불암 불량등촉량 중건기 신녕 고을의 서쪽 30리 지점에 진불암이 있으니, 이는 신라시대의 오래 된 사찰이다. (그 곳은) 까마득한 비로봉의 주 봉오리 아래에 있고, 천 길 아득한 폭포 물 입구의 가운데에 있으며, 10층 높이의 기우제를 지내는 단소(壇所)에 있다. 수많은 산들이 겹겹이 서 있으며 수많은 골짜기엔 맑은 물이 흐르니, 일찍이 이곳은 모든 이들이 선(禪)을 하고 도(道)를 닦는 이름 난 곳이기도 하며, 보살들이 복을 비는 맑은 장소이기도 하며, 한 지역을 진압하는 정맥(正脈)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승려들도 쇠잔해지고 재물도 바닥이 나 거의 (절을 온전히)보존하기가 어려웠었는데, 신녕고을의 한공과 이공 그리고 의흥의 김공께서 이 절이 쇠잔하고 황폐함이 극심함을 안타깝게 여겨 뜻을 같이하는 사람 20여명과 같이 불량등촉량(佛粮燈燭樑:부처님께 밥을 드리고 향불과 촛불을 공양하는 집)을 만든 (다시 수리한) 지가 지금부터 17년이 되었다. (그후 다시) 논 수십 마지기를 팔고 (절지를 땅을) 영납(永納)받아 ‘불량등촉’의 자본으로 삼았으며, 대구 동화사의 자월화상의 오래 묵은 선근(善根)으로 또한 재물을 모아 절 집을 수호하고자 하는 성금을 헌납하심이 천금(千金)일 뿐만이 아니었다. 드디어 이 암자의 낡고 비 가 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기둥과 서까래가 무너지고 자빠지는 위태로움을 차마하지 못해 똑 같이 백냥(百兩)의 돈을 내어서 양운화상과 더불어 절을 다시 수리하여 그 공사가 완공되자, 나에게 기문(記文)을 쓰고 또한 (나무판에 기문을)새기게 하시기에 이윽고 명(命)을 받들어 (나의) 재주 없음을 헤아리지 아니하고 짧은 글을 썼으니, 이것으로써 훗날의 사람들에게 이 뜻을 밝힌다. 임금님 재위8년 동짓달 모일 사미승인 경문이 글을 쓰고 새기다』
 위의 기록을 미루어 살펴보면, 다시 수리한 연도는 서기1840년이며 '진불암'의 다른 이름은 '불량등촉량'이다. 또한 다시 수리한 17년 후에 다시 수리하였으니, 바로 1857년 조선조 순종재위8년이 된다. 그러나 옛 자취는 사라져 단 하나도 존재치 아니하고, 무너진 담 장 아래에는 묵은 풀들만 어지럽게 돋아있다.
 아! 슬프다. 하늘과 땅도 오히려 영원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우리 인간들이리요? 인간들은 오래고자 하지만 능히 하늘과 땅을 이기지 못하며, 하늘은 영원하고자 하지만 능히 세월은 견디지 못하는 것. 애오라지 우리 인생들은 일생을 순간이라 여겨 넓게 덕을 베풀고 사람들을 도와 이것으로써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계책으로 삼아야 하리라.
 같이 가신 분들은, 나의 친구인 현보 권영주. 원정 최종윤 부부와 두 딸. 최순덕  최길자 김매옥 여사. 김락민 선생 부부. 황명희 장원식 모자. 총무 유혜숙. 나의 아내와 해웅이 등입니다.

 眞佛庵探訪記 壬午菊秋
永邑西北約三十里許有太原,命之八公也.是山岑頭有三,曰中峰曰西峰曰東峰,夫東峰者,高爲四千餘尺,其象最靈,而能率諸峰,可以爲主顚也.槪觀山勢,脈連普賢,而遠爲大幹之支流也,又兀然特立,周布四方,能爲一區之鎭矣.自三峰行龍千里,能作萬壑千峰,山高而谷深,谷沈而水長也.是故,自古名僧,可以爲適處,谷谷勝區,必爲僧舍.我等永川文化院附設漢文敎室,昨春靑松周王山域內周山池會以來,再會之論不斷,然以彼此世情,終乃未成,已矣是歲壬午十月中,再發會論.於是詢問諸衆,選拔暇日,則十月二十七日也,欲往遠處,而或恐多事,以衷諸議,定乎公山之眞佛庵也.然晴良而易變者天也,好事而多魔者人事也.當日仲朝,到於文化院之庭,飄風疾馳,而寒雨間歇,氣勢凜洌,而灰雲重疊,余恐爽失今會,而時到全集,是亦杞憂而安堵焉.永與新寧,相距五十里餘,且新寧與眞佛庵,相距三十里餘,而都合八十餘里,其路程不爲不多矣,然唯有嘉懷,樂以出程.以車速時間餘,停車修道寺前庭,時卽午前十時也.夫修道寺,有公山之北修道山下東麓,羅代第三十代眞德王時,元曉慈藏兩師始創,則西曆六百三十年也.其後麗代熙宗時,普照國師重創,歷轉入鮮換庵禪師再重云,可知古刹也.雖然,今見寺內,猶有多少僧寺,而皆爲新創,唯於「修道蘭若」「海會樓」,古痕存之,使見者斟酌其實爾.『其柱聯曰「一葉紅蓮在海中,今朝降赴道場中」(以上圓通殿)「世尊當入雪山中,一坐不知經六年,因見明星云悟道,言詮消息遍三千」(以上修道蘭若)「三界猶如汲井輪,百千萬劫歷微塵,此身不向今生慶,更待何生度此身,信爲道源功德母,長養一切諸善根」(以上海會樓)』少休是寺,移足行步,散兮登山,俠路兩岸,叢林??,以余之淺見,不知名者多焉.出前細雨,素雪以變,而可知入山,因風飄雪,向顔驟來,而始覺節換.三三五五而就同人,嬉嬉樂樂而賞勝光.俯見足下,而便見懸河,小雨旱乾,而猶量頗多,嗚呼!我知之矣.古人有言,夏溪猶少,秋溪猶多.其故也則,於夏降雨雖多,而樹飮者亦多,當乎流量少矣,於秋雨露雖寡,而樹吐者亦過矣,當乎流量亦過,是亦攝理.於是飮乎澗水,雖有冷寒,其味隱幽,足爲甘露.相爭先後,經乎崎嶇,羅列草木,盡爲侵霜,或靑或紅,各示其情.漸登山瘠,降雪尤甚,一晝之間,氣變極甚.行路時辰餘,旣矣到定處.毘盧峰之七部許,一有庵子,名曰眞佛.以庵子中心,環圍諸山,一見俯揖,一見保違,余雖不爲勘輿,而能知吉地.權君於予曰,命名眞佛者,案爲觀音,背爲毘盧,右爲普賢,左爲文殊之故也.觀音者,觀世音菩薩之略名,卽慈悲之化身也.毘盧者,毘盧舍那之略名,居乎法華世界,其身充溢乎法界,光明遍照,天台法身,華嚴報身,密敎大日如來是也.普賢者,普賢菩薩之略名,管攝佛陀之理定行之德,與文殊以爲釋迦之協侍佛也.文殊者,文殊菩薩之略名,管攝智慧,右手持知劍,左手持靑蓮華,具足於法身般若解脫之德也.會僧舍前楣,扁以揭之,余以手謄書,其文曰『「眞佛庵佛粮燈燭樑重修記」新寧之西三十里許,有眞佛庵,乃羅代古社也.有億丈毘盧之主峰下,有萬?靈瀑之水口中,有十層祈雨之祭壇.千峰重立,萬壑證(澄)流,嘗是諸禪修道之名區,檀越祈福之淨所,一境鎭壓之正脈也.而僧殘財盡,幾至難保,本邑韓公李公義興金公,戀斯殘廢之甚,與同志者二十餘人,共成佛粮燈燭樑者,十七於此矣.買畓數十斗,地永納,爲佛粮燈燭之資,而大邱桐華寺慈月和尙,以宿世之善根,亦成財,獻誠守護佛宇者,不?千餘金.遂憐玆庵凡解浸漏之,不忍棟樑傾頹之危難,勻出百兩錢,與兩運和尙,重修訖功,而使我以爲記而且刻,故旣已承命,不揆不才,聊將尺寸之書,以明後來者斯志云爾.聖上卽位八年丁巳至月日沙彌敬文書刻』上書以考之,重創于西曆千八百四十年也,名曰佛粮燈燭樑.又重創十七年後再創,年卽千八百五十七年純宗在位八年也.然古蹟泯滅,一無存焉,毁垣之下,宿草亂生,嗟乎!天地尙不能久,而況於人乎?人欲長久,不能勘天地,天欲終古,不能勘光陰.聊將我等,一生以爲瞬息,廣濟報施,以爲子孫之計宜也.同參者余友玄甫權寧柱,元亭崔鐘潤夫婦及二女,崔順德,崔吉子,金梅玉,金洛敏先生夫婦,黃明姬張源植母子,總務兪惠淑,余之荊妻裵星美及海雄等也.

 

 

受持
讀誦

 

 백유경

편집부

百喩經 - 經卷第三-                                                                   尊者僧伽斯那撰
                                                                                                        蕭齊天竺三藏求那毘地譯
喩고客駝死喩 磨大石喩 欲食半병喩 奴守門喩 偸리牛喩 貧人能作鴛鴦鳴喩 野干爲折樹枝所打喩 小兒爭分別毛喩 醫治脊루喩 五人買婢共使作喩 伎兒作樂喩 師患脚付二弟子喩 蛇頭尾共爭在前喩 願爲王剃鬚喩 索無物喩 답長者口喩 二子分財喩 觀作甁喩 見水底金影喩 梵天弟子造物因喩 病人食雉肉喩 伎兒著戱羅刹服共相驚怖喩 人謂故屋中有惡鬼喩 五百歡喜丸喩

(六七)夫婦食?共爲要喩
昔有夫婦有三番병。夫婦共分各食一병。餘一番在共作要言。若有語者要不與병。旣作要已。爲一병故各不敢語。須臾有賊入家偸盜取其財物。一切所有盡畢賊手。夫婦二人以先要故眼看不語。賊見不語卽其夫前侵略其婦。其夫眼見亦復不語。婦便喚賊語其夫言。云何癡人爲一병故見賊不喚。其夫拍手笑言。돌婢我定得병不復與爾。世人聞之無不嗤笑。凡夫之人亦復如是。爲小名利故詐現靜묵。爲虛假煩惱種種惡賊之所侵略。喪其善法墜墮三塗。都不怖畏求出世道。方於五欲[身*?]著嬉戱。雖遭大苦不以爲患。如彼愚人等無有異

67. 떡 하나 때문에 도둑 맞은 부부
 어떤 부부가 떡을 나누어 먹었는데 나중에 하나가 남았다. 그래서 서로 약속하기를 “누구든지 말을 하면 이 떡을 먹을 수 없다.” 하고는 그 떡 하나 때문에 감히 말을 하지 못하였다. 조금 있다가 집에 도적이 들었다. 도적은 그들의 재물을 모두 훔쳤다. 그러나 그들은 약속한 것이 있어 눈으로 보고도 말을 하지 않았다. 도적은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남편 앞에서 그 부인을 겁탈하려 했다. 남편은 그것을 보고도 말하지 않았다. 아내는 곧 "도적이야" 외치면서 남편에게 말하였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어쩌면 떡 한 개 때문에 도적을 보고도 외치지 않습니까.” 그 남편은 손뼉을 치고 웃으면서 말하였다. “야, 이제 이 떡은 내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그들을 비웃었다. 범부들도 그와 같다. 조그만 이름이나 이익을 위하여 거짓으로 잠자코 고요히 있지만, 헛된 번뇌와 갖가지 악한 도적의 침략을 받아 좋은 법을 잃고 세 갈래 나쁜 길에 떨어지게 되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출세할 길만 구한다. 그래서 바로 다섯 가지 쾌락에 빠져 놀면서 아무리 큰 괴로움을 당하더라도 환란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저 어리석은 남편과 다름이 없다.

 

百喩經卷第四                                                                               尊者僧伽斯那撰
                                                                                                蕭齊天竺三藏求那毘地譯
口誦乘船法而不解用喩 夫婦食병共爲要喩 共相怨害喩 效其祖先急速食喩 嘗菴婆羅果喩 爲二婦故喪其兩目喩 唵米決口喩 詐言馬死喩 出家凡夫貪利養喩 駝瓮俱失喩 田夫思王女喩 구驢乳喩 與兒期早行喩 爲王負机喩 倒灌喩 爲熊所齧喩 比種田喩 미후喩 月蝕打狗喩 婦女患眼痛喩 父取兒耳?喩 劫盜分財喩 미후把豆喩 得金鼠狼喩 地得金錢喩 貧兒欲與富等財物喩小兒得歡喜丸喩 老母捉熊喩 摩尼水竇喩 二합喩 詐稱眼盲喩 爲惡賊所劫失疊喩 小兒得大龜喩

(六八)共相怨害喩
昔有一人。共他相嗔。愁憂不樂。有人問言。汝今何故愁悴如是。卽答之言有人毁我力不能報。不知何方可得報之是以愁耳有人語言。唯有毘陀羅주可以害彼。但有一患未及害彼返自害己。其人聞已便大歡喜。願但敎我雖當自害要望傷彼。世間之人亦復如是。爲瞋애故欲求毘陀羅주。用惱於彼竟未害他。先爲瞋?反自惱害。墮於地獄畜生餓鬼。如彼愚人等無差別

68. 남을 해치려다 손해 본 사람
 어떤 사람이 남을 미워하여 늘 시름에 잠겨 있었다. 한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왜 늘 근심에 잠겨 있는가?” 그러자 그는 “어떤 사람이 나를 몹시 헐뜯는데 힘으로는 그에게 보복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보복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모르겠다. 그래서 근심하는 것이다.” 고 말하였다. 그러자 “비타라 주문(呪文)이라면 그를 해칠 수 있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걱정이 있다. 만일 그를 해치지 못하게 될 때 도리어 자기를 해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내게 가르쳐 주기만 하시오. 비록 나 자신을 해치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를 해치고야 말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남을 해치기 위해 비타라 주문을 구하지만 끝내 해치지 못한다. 그것은 먼저 남을 미워하였기 때문에 도리어 자기를 해쳐, 지옥이나 아귀나 축생에 떨어지리니 저 어리석은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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