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46(2002)년 8월호 Vo2.1,No.19. Date of Issue 1 Aug ISSN:1599-337X 

 

 

 

 

 

 

 

 

 

 

 

  공(空)

범수

 불교를 접하다보면 공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공이란 일체의 법 즉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인연을 따라 생멸 변화하는 것으로 그 속에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또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즉 무자성이기 때문에 여러 조건을 따라 변화가 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의외로 공을 신비하게 생각하거나,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 또는 모든 것은 허무하다 쯤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공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 전체나, 개인적 차원의 깨달음에서 볼 때 쉽게 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공이란....음 역시 어려운 것이구나", 내지 공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이것도 공 저것도 공" 하는 식의 태도는 곤란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일단 공과 친숙해지기 위한 개념 정리 정도의 차원에서 이야기해 보자.
 공(空)이란 무 실체성의 의미로 상주 불변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반면 인연을 긍정하는 말이다. 이 때 실체에 대한 부정은 단순히 소극적인 허무가 아니라 오히려 모든 개념이나 속성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방식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실체라고 여기는 모든 것은 사실 여러 인연(조건)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조건이 다하면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마치 자성(自性)을 가지며 영원히 존재할 것처럼 보이는 어떤 존재라도 결국 변화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흔히 금을 좋은 것으로 치부한다. 여기서 금은 '좋은 것이다'는 개념을 자성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그 자성은 언제 어느 때라도 변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변화하지 않는 것을 자성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좁쌀만큼이라도 눈 속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얼른 뽑아내지 않으면 안되기에. 그러므로 이 때 금은 좋은 것이다는 관념은 아주 간단히 사라지며 그 자성은 곧 부정된다. 또 하나의 잔에 물을 마실 때는 물 잔이지만, 차를 마실 때는 찻잔이라고 하듯 잔 자체에 정해진 속성 즉 자성이란 없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그 자체에 절대적인 값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름이나 성격을 달리 한다. 이와 같이 변화가 가능한 것은 자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무 자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 자성이기 때문에 여러 변화가 가능하며 이를 공(空)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므로 공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면 여러 관념이나 속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상의 설명은 단지 공에 대한 막연한 생각으로부터 오는 거리감을 없애기 위하여 쓴 글이다.
 끝으로 어떤 존재든지 인연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영원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잠시 무지개처럼 나타났다 그 인연을 다 하면 곧 사라지고 마는 것을 공이라고도 한다. 

 

 

 

 Portfolio

지미연

작가 소개 (Martin Parr 1952~)
 마틴 파(Martin Parr 1952~)는 영국 출신이며, 매그넘(MAGNUM) 회원이다. 매그넘 이라는 것은 다큐멘터리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회원이 되고 싶어 하는 사진 집단을 말한다.
 마틴 파의 사진 스타일은 언뜻 보기에는 매그넘의 사진 스타일하고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매그넘 멤버들 또한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사진에는 처음에 당기는 강한 맛은 없으나, 먹으면 먹을수록, 보면 볼수록 생각하게 하고 뒤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숨어 있다. 지금까지 그는 5권의 사진 집에 나와 있다. 그런데 그의 사진들은 한 권 한 권이 분리되어 있기 보다는 꼭 연작 시리즈처럼 한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바로 환경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그의 작업 중 최종적 사진 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세계>이다. 마틴 파의 <작은 세계> 라는 말은 어느 곳의 집단을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작은 집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관광이라는 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행이라는 것은 어느 나라 어느 특정인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즐기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하나의 세계로 본 것이다.마틴 파는 앞에서 말했지만, 강렬하게 보여주던 다큐멘터리의 스타일을 바꾸게 해주었다. 이것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잘 적응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전에 보여주었던 다큐멘터리의 스타일은 전쟁의 참상이나 드라마틱한 장면, 쇼킹한 장면 아니면 스토리가 있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소재의 다큐멘터리는 ENG 카메라나 8mm, 6mm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것은 총과 미사일이 아니다.

<작은세계>

<작은세계>
<
작은세계>

 요즘은 카메라가 먼저 달려간다. 이런 모습을 실시간으로 생 중계 해주는데 이것을 카메라에 담고 인쇄로 나가는 것을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도 시대의 뒤떨어진 발상이다. 그래서 요즘은 예전에 누렸던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다르게 새로운 소재와 깊이 있는 연출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큐멘터리가 소재주의 사진에서 주재주의 사진으로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그 선두에는 마틴 파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진

우리는 저마다의 길이 있습니다

우리는 붓다의 길로 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가끔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들의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동물들이 우리의 눈길을 붙들어 매기도 합니다.

우리는 때로 꽃을 따다가 두 눈 가까이 두기도 합니다.

동물과 장난치며 정이 흠뻑 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때로 큰 길이 싫어서 아무도 없는 오솔길로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붓다의 길로 가는 사람들입니다.

다시 우리는 홀로 그 큰 길을 향해가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입니
다.  

 

 

 

 

 그 모습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문옥선

<삽화 나미애>

 얼마 전에 知人으로부터 소나무 분재를 선물 받았다.
예전에도 철쭉이랑 이름 모를 화분을 옮겨다 주었지만 워낙 게으른 탓에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크게 반기질 않았었는데 웬일인지 소나무는 그렇지가 않았다. 애호가들이 평할 만큼 훌륭한 모양새는 아니었지만 그냥 소나무라는 사실이 무작정 끌리게 했다. 먼 산의 소나무를 쳐다볼 때의 그 아련함, 옛 시절의 추억으로 바라봐지는 것이, 그것도 지척에 두고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참 행복하게 한다.닫힌 거실에 바람 불리 만무하고 목석마냥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는 소나무를 바라보자니 활동이 자유로운 내 삶에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소나무는 작아도 나이가 많다는 지인의 얘기를 듣고서 나이를 가늠해보고자 했지만 솔가지로 나이를 알아보기도, 그렇다고 그 수많은 잎으로 나이를 헤아리기도 어려워 그냥 지금부터 세기로 했다. 하긴 줄기의 거칠거칠한 면을 볼 것 같으면 작아도 나이가 많다는 말을 실감할 수가 있다. 여린 느낌은 단지 새잎이 돋으면서 색깔이 좀 엷은 연두색이라는 것뿐. 난 아빠와 똑같게 생긴 아들, 엄마와 꼭 닮은 딸 혹은 반대의 경우를 볼 때마다 삼라만상의 오묘한 진리를 느끼게 되는데, 나무가 자라나는 모습도 사람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다.
소나무의 잎은 집에 오고서 많이 피어났다. 처음에는 하얗게 뾰족뾰족 나오더니 점점 날카롭고 단단한 종족의 잎 모양새를 갖추어 나갔다. 생존욕구 또한 강인해 돋을 것 같지 않던 베어져 나간 가지 끝에서까지 새움이 싹트고 있다. 삶이란 이런 것인가.
 소나무는 물을 많이 먹는다는 지인의 말에 따라 물도 듬뿍듬뿍 주고 있다. 갈증 나게 만드는 것은 사람에게나 식물한테 못 할 일이겠지. 여하튼 무엇이건 감질 나게 하는 것은 성깔을 나쁘게 만든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그러니 심지어 아이 엄마들이 우리 아이가 컴퓨터를 너무 많이 갖고 놀아서 걱정이에요 라고 푸념을 늘어놓을 때도 난 항상 그렇게 말했다. 그냥 저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어 보세요. 질리도록 놀게 한 다음 그때 다시 얘기를 해 보세요 라고. 그런 후에 아이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도록 기다려보자는 취지에서다.
 아이나 어른이나 하지 말라는 짓은 왜 그리 하고만 싶은 것일까. 어린 시절 만화책이 왜 그렇게 재미가 있던지...만화책 그만 보라는 어머님의 성화도 뒤로 한 채 컴컴한 이불 속에서 펼쳐 들고 봤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그런데 한결같이 그럴 수는 없다는 답변이다. 모두들 그냥 내버려둘 여유가 없다. 항상 바쁘고 쫓기는 생활이 예외일리 있겠는가.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데 과정이 필요가 있을까요 하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부모들의 사고의 틀에 가둬져 창조성을 잃어가는 것만 같다.
 언제나 "엄마 뭐 살까요, 어떡할까요?" 늘 물음표가 따라다니고 혼자서 결정을 하지 못한다.. 홀로 서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이는 먹고 싶은 과자를 사고자 하고 엄마는 이빨을 위한 과자를 사라고 다그친다. 앙앙거리는 아이를 뒤로 한 채 아예 골라서 준다. 그 치아를 위한다는 것이 꼭 자기가 예전에 먹었던 짭짤한 것이다. 그런 것이다. 그렇게 경험은 소중한 것인데... 아이는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고르다보면 때론 맛없는 것도 돈이 아까울 만치 원치 않은 것도 골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 소중한 경험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엄마들은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막으면서도 오히려 아이를 더 현명하게 만드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아이의 안목을 기르고 스스로 커 나갈 수 있는 길을 차단시킨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아이들은 단것과 아이다운 아기 자기한 것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데 엄마들은 한결같이, "안돼, 너 이빨 썩는다, 치과 가고 싶니?" 한술 더 떠서 꼭 저 같은 것만 고르고 있어 이렇게 윽박지른다. 마치 그 아이의 엄마는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그 어린 아이의 눈 높이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엄마의 눈 높이가 아이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드문 경우 아이의 의향을 물어가며 선택하는 부모를 대할라치면 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설혹 충치가 좀 생긴들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되는 것을...
먹고서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자 단것이라 그렇지 않음 엄마처럼 혹은 누구처럼 병원에 가야하거든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일까...
 아이의 과자를 뺏어 먹을 마음이 아니라면 단맛과 짠맛 하나씩을 사서 맛을 비교해가며 선택하는 과정을 밟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 아이가 자라나서 매사에 엄마 뜻대로 만 행동할 리 만무요,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의 선택에 따라서만 행동한다면 그 아이를 우리가 건강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를 보고서 뒤늦게 통곡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난 그런 아이들이 아파하는 모습과 엄마들의 이기적인 행동을 바라보면서 쓸쓸함을 느낀다. 그들로 인하여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음에도...
지금 아파하는 아이들과 훗날 아파할 부모님들 때문에 그냥 우울해진다. 왜 우리는 좀더 성숙할 수 없는지...
아이는 엄마의 소유물이 아닌, 어른처럼 하나의 인격체이거늘....

 

 

 

마음속에서 띄우는 편지

이정미

  옛말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어요. 그 말을 곱씹어 생각해 보면, 제가 맺은 그 인연들은 도대체 얼마나 긴 옷자락을 가지고 있나 싶어 경이롭기만 하군요.
 귀하게 허락된 이 자리에서 제가 만난 소중한 인연에 대해서 여러분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또 얼마나 긴 옷자락인지요.
어느 여름이듯 그 한 허리 즈음에 몇 차례의 태풍이 지나가야 더위도 꺾이고 가을로 접어드는 법이예요.
얼마 전 뉴스에서 제7호 할롱이라는 이름의 태풍으로 갯 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꾼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사람이 넉넉잡아 100년을 산다 할 때 일수로 따지자면 3만6천 5백일 밖에 되지 않다는 걸 아시나요.  고타마 싯다르타도 성 밖에서 생노병사의 현장을 목격하여 출가할 것을 결심하였고,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가인 야스퍼스도 한계상황 속에서 초월자를 만난다고 했어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야 말로 우리의 일이며 자연의 입니다. 자연의 일임을 알면서도 가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이 또한 다 알지 못한 자의 일입니다.
 병상에 누우신 할머니 곁에서 지내며 인간이 얼마나 죽음의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누구에게나 할머니는 개인사의 가장 긴 기록입니다. 저는 이 땅에서 86년을 사셨던 한 여인과 같이 걸어갑니다.아마도 긴 배웅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모든 세포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누구에게나 존재를 접을 수 있는 죽음이 오고 우리의 삶을 명확하게 하여줍니다. 황지우님의 싯 귀절처럼 '그녀에겐 떠날 힘을/나에겐 그것을 노래할 힘을' 구하면서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저와 당신 그리고 모든 존재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존재를 나눠주신 친족과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세요.... 그리고 그 마음에게 가만히 물어보세요. 무슨 연유로 나누어 주셨는지....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 둘 중 어디에 속하는 나라일까

채선화

 월드컵을 계기로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 나라 터키를 미리 방문하게 되었음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2002년 2월 터키를 다녀왔고, 6월엔 한국에서 화면을 통해 터키를 다시금 접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의 탁심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화면은 잠시나마 그 자리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해 주었다. 월드컵이 끝난 후엔 우리나라 관광객을 열렬히 환영하는 터키인들의 모습을 또 한 번 TV를 통해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터키로 향하는 한국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터키라는 나라가 단순히 월드컵이라는 행사를 통해 한국인의 저력을 다시 보고 그만한 대우를 해주는 것일까?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환영 인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오랜 만에 방문한 친구를 대하는 듯 하다. 내가 여행하던 때에도 그리고 그 전에도 그들은 한국인들을 기쁜 맘으로 맞았다. 그런데 왜 그땐 그걸 몰랐을까. 활짝 열린 마음이어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사실이었을 뿐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탓에 지금에 와서 그네들의 문화를 들춰보기가 조금은 민망하다. 하지만 후회하면서 돌아본 터키라는 나라는 나의 호기심을 더욱 더 자극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이다. 터키의 대표적인 도시가 이스탄불이기 때문에 수도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스탄불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시아를 오른 팔에 유럽을 왼팔에 안고 있는 보스포러스해(海)가 있기 때문이다. 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있으며,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인류 문명이 잘 조화된 동서 문화의 교차 지점이라는 점에서 묘한 느낌을 준다.
 터키의 긴 역사는 13개나 되는 문명이 남긴 역사적 유산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되면서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와 오리엔트의 무수한 문명이 그리고 그리스, 로마, 비잔틴, 이슬람을 비롯한 인류 역사를 꾸민 수많은 문명들이 이곳에서 잉태되기도 하고 또 사라져 가기고 했다. 특히 아시아를 가로질러 온 실크 로드의 여정이 이곳에서 마무리되면서 동양과 서양의 진귀한 예술품과 교역 품들이 몰려들었다.
그렇다면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 중 어디에 속하는 나라일까? 당연한 질문을 너무 거창하게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멈칫했다. 지리상 터키는 아시에 속한다. 그러나 현재 터키는 서양 세계의 한 부분이다. 어떤 의미로 볼 때, 터키인은 그들이 중국의 외곽 지대로부터 서쪽으로 이주한 이래, 서양을 지향하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위대한 서쪽 종교의 하나인 이슬람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샤머니즘이나 불교로부터 등을 돌려야 했다. 원래 터키족은 우리와 같은 알타이 문화권에 속한다. 한국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는 그들이 모습은 아마 두 민족이 아득한 옛날 중앙 아시아에서 한 핏줄로 살았다는 동류 의식과 가까이는 한국전 때 많은 군인을 보내 도와주었다는 자부심 때문이 아닐까.

 이스탄불에서 만난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에게 보여준 친절이 터키인들 모두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뒤늦게 깨달았다. 버스터미널에서 방황하고 있던 동생과 나는 우연히 세임 할아버지를 만났고 우리가 가고자 했던 장소까지 동행해 주겠다는 할아버지를 떼 놓지 못해 억지로 따라 나서게 되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돌마바체 궁전 앞에서, 비싼 입장료 때문에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겠다는 할아버지는 우리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다.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못할 거란 확신이 있었고, 우리는 반신반의하며 두 시간쯤 뒤에 그곳을 나왔다. 언뜻 보이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고 가던 길을 계속 가려는데 바로 뒤에서 들려 오는 귀에 익는 목소리. 앞을 보며 잔뜩 찌푸린 인상을 억지로 펴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뒤를 천천히 돌아다 보았다. 조금만 더 견뎌 보자고 동생과 눈으로 얘기했고, 마냥 즐거워하시는 할아버지를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결국 해가 지고서야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다. 집 근처까지 바래다준 할아버지는 목걸이를 선물했고, 돌아가는 길에 꼭 들르라며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네셨다. 그 순간에도 우리는 고마운 맘은 뒤로하고 드디어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더 기뻐했던 것 같다. 지금은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세임 할아버지 때문에라도 터키를 한번 더 방문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쯤이면 앞에서 느닷없이 던진 질문에 정확한 답을 알아냈을 것이다. 한번 더 정리하는 의미에서, 터키는 지리상으로는 아시아에 속하며,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이다!!

 

 

 

 TasDance

Annie Greig

Tasmania's creative links with Korea

Just six weeks before the fourth Australia-Korea forum to be held in Hobart in July 2002, one of Tasmania's leading dance groups, TasDance, will perform in Seoul, Korea, wearing Tasmanian-made Blundstone boots, last seen en-masse in the opening ceremony for the Sydney Olympics.
Three of the company's elite dancers will perform a contemporary piece for the Asia Pacific Performing Arts Network Conference, which this year is exploring a theme of 'Healing through the Arts', alongside a multitude of performances from Japan, China and Korea.
Choreographed by Gideon Obarzanek, the piece is described by artistic director of TasDance, Annie Greig, as 'funky and sensual. A dynamic piece that speaks to young people.'
"This is an amazing opportunity for our young dancers to showcase their talents on the international stage. For a company that has built itself up over the past 21 years with over 130 students and seven permanent dancers, we are starting to reap the benefits of our passion and dedication, said Annie.

"We were invited to perform in Korea as a direct result of cultural exchanges between TasDance and the Zen Dance company, who performed in Tasmania's prestigious 10 Days on the Island Festival in 2001", she said.
TasDance will also be taking Tasmanian products to tie in with the healing theme, namely products from The Tasmanian Honey Company and Essential Oils of Tasmania, who both export to Korea.
As a result of this international tour, TasDance have been invited by the 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to perform at the fourth Australia-Korea Forum, which for the first time will be held in Hobart, Tasmania in mid-July.

Contact: Annie Greig, Artistic Director, TasDance on 61 3 6331 6644
Email: tasdance@tassie.net.au and Internet:  www.tassie.net.au/tasdance

 

 

 

궁궐 이야기

도난주

  지난 겨울 준비하던 시험이 되지 않아 미래에 대한 혼란스러움 속에서 지내고 있을 때 자주 들르던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궁궐을 시민들에게 안내하는 자원 봉사 교육과정 모집을 보았습니다. 집이 서울도 아니어서 친척집에서 다녀야 하는 부담과 3개월간의 교육과정에 대하여 여러 번 생각을 했었지만 새로운 시작점이라 여기고 용기를 내어 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의 궁궐 길라잡이 과정은 2001년 2월 겨울이 지나가기 직전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첫 시간~ 대부분 학생일거라 생각하고 도착한 교육 장소는 20대 초반의 새내기 대학생부터 50대 중년의 마을 부녀회 아주머니들까지 다양하였습니다.
3시간 연강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심히 노트를 정리하고 귀를 귀 기울였습니다. 책 저자로만 알던 <우리 궁궐 이야기>의 홍순민 선생님의 구수한 입담은 우리들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할 정도로 웃음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덕분에 모두들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조선, 우리 궁궐, 우리 민족에 대한 강한 자긍심을 가지게 되면서, '궁'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얼른 눈이 갈 정도로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개월간의 교육이 끝나고 창경궁, 경복궁, 경운궁(덕수궁) 중 가장 여성스런 분위기가 나는 창경궁의 편안함에 창경궁 길라잡이가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안내하던 날~ 우루루 사람들이 창경궁 입구에 기다리고 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떨리던지 청심환을 먹을까 고민할 정도로 긴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덜덜 떨면서 시작한 안내는 두 시간이 지나 마칠 때쯤 장에서 무조건 1000원을 외치는 아저씨처럼 스스로 흥분되어 고래고래 소리치며 이야기할 정도로 변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창경궁 궁궐 길라잡이는 의무 기간인 6개월 동안 별 탈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안내를 끝내고 궁궐 쉼터로 갈라치면 수고했다는 말씀으로 저를 감동시켜 주신 분, 또 정기적으로 궁궐에 나오셔서 항상 어렵고 특이한 질문으로 저를 당황스럽게 만드셨던 할아버지...... 결과적으로 모든 분들이 궁궐 사랑에 게으르지 않게 해주셨던 분들이었습니다. 지금은 개인 사정으로 쉬고 있지만 조건이 허락하는대로 다시 궁궐에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맨인 블랙2

조혜숙

  MIB요원 J(윌 스미스)는 여러 파트너들과 짝을 해보지만 도무지 마땅치가 않아 파트너들의 MIB요원에 대한 기억을 삭제해 주기에 바쁩니다.
지구로 잠입하고 있는 우주선엔 외계인 셀리나(라라 플린 보일)가 타고 있습니다. 지구에 도착한 뒤 늘씬한 미녀로 변신한 셀리나는 지구에 숨겨진 '자르다의 빛'을 찾으려 MIB본부를 장악하게 됩니다. J는 셀리나를 저지하기 위해 예전의 기억을 모두 망각한 채 우체국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일하고 있는 K(토미 리 존스)를 찾아가 그의 과거 MIB요원이었던 기억을 재생 시킵니다.

 환상의 콤비가 된 그들은 '자르다의 빛'을 무사히 지키고 셀리나를 저지하는 맹활약을 펼치게 됩니다.
영화 (맨인 블랙2)는 SF에서 형사 버디물, 코메디, 멜로, 액션등 헐리우드가 자랑하는 온갖 쟝르가 뒤섞인 잡동사니 쟝르 입니다.
(베리 소넨필드)감독은 말초적인 대사가 아닌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무엇이 우스운지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코메디여야 한다고 합니다. 과연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시종일관 재미있고 부담이 없습니다. 온갖 외계인이 갖가지 모양의 캐릭터로 나오는데 외계인 셀리나의 손에서는 메두사 같은 수천개의 뱀 머리가 뻗어 나오고, 본체의 머리 외에 등에 또 한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외계인등 그 아이디어가 기발합니다.
뉴욕 번화가를 섬광처럼 질주하는 특수 자동차는 시각적 쾌감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또한 스스로 MIB요원임을 자처하는 강아지 프랭크를 보며 많이 웃었습니다.
J역의 (윌스미스)는 변함없이 수다스럽고, 과묵하게 연기하는 K역의 (토미 리 존스)의 능청스런 조화는 관객의 맘을 명랑하게 해 줍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저 재미있게 웃고 단순해질 수 있어 맘이 가벼워졌습니다

 

 

절기
풍속

 

 백로, 추분

편집부

백로(白露 24절기의 하나로 열 다섯 번 째. 음력으로는 8월, 양력으로는 9월 8일쯤이다.)
이 때쯤이면 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져 이슬이 맻힘으로 가을 분위기가 완연해진다. 그리고 제비가 돌아가며, 들판에는 허수아비가 하나 둘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추분(秋分 24절기의 열 여섯 번 째, 음력으로는 8월 중이며 양력으로는 9월 23일 쯤이다.)
이 시기부터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반면 밤의 길이는 길어진다. 그리고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하며, 또한 추수기이므로 백곡이 풍성한 때이기도 하다.

 



좋은인연

 

 

 경북 慶州 芬皇寺 模塼石塔

 편집부

 

 공

 범수

 

 Martin Parr

 지미연

 

 길

 예진

 

 그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다면

 문옥선

 

 마음 숲에서 띄우는 편지

 이정미

 

 터키

 채선화

 

 TasDance

 Annie Greig

 

 궁궐이야기

 도난주

 

 맨인블랙2

 조혜숙

 

 백로, 추분

 편집부

 

The Monthly Web Magazine DHARMA(ISSN: 1599-337X)
발행인: 범수스님
(EDITOR E-mail   savah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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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어울림을 지향하는 좋은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