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46(2002)년 3월호 Vo.2,No.14. Date of Issue 1 Mar ISSN:1599-337X 

 

 

 

 

 

 

 

 

 

 

 

 출가(出家)

범수

    깨달음을 위한 수행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출가(出家)라고 한다. 이것은 세속의 부귀영화를 떠나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기 위한 것으로, 그러한 사람을 가르켜 우리는 스님, 출가자, 수행자, 등으로 부른다. 이렇듯 세상의 명예와 재물을 떠나 '깨달음'을 성취하고, '생명을 구제' 하려는 출가는 자연히 여러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게 사실이지만, 일부에서는 성스러운 출가를 단지 흥미위주의 가십거리로 소개하며 출가정신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면 '말 못할 사연', '어느 집안', '무슨 사람' 등등, 출가전의 내용으로 흥미를 끄는 일련의 행동들이 아무런 여과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출가 본연의 정신에 비춰 볼 때 부질 없는 것으로, 출가의 과정보다는 출가 본연의 정신에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역사상 신라의 왕과 중국의 왕,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세속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출가하여 스님이 된 사실은 세인들의 흥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성취와 중생구제라는 거룩한 출가의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출가는 당사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출가 본래 의미가 깨달음의 성취와 생명구제에 있다는 사실만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는 여러 사람들에게 출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부모님께 출가의 뜻을 밝히고 허락을 구하는 동산 양개스님의 편지와, 그의 부모님께서 화답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편지의 소개에 앞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양개스님(807~869)은 부모님께 편지를 보내어 출가의 이유와 결심, 그리고 부모님을 걱정하는 심경을 밝힌다. 이에 어머님께서는 자식을 곁에 두고 싶어하지만, 아들의 뜻에 따라 자애롭게 출가를 허락하면서도, 엄숙하게 수행에 힘쓸 것을 당부하셨다. 이 같은 내용은 <치문>이라는 책에 '동산양개화상사친서(洞山良价和尙辭親書)'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독자의 편리를 위해 원문을 한글화하는 과정에서 수정하고 편집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동산양개화상사친서 (洞山良价和尙辭親書 출가에 앞서 부모님께 이별을 고하는 편지)
초서(初書) 엎드려 듣자오니, 모든 부처님께서도 세상에 나오실 때는 부모님께 의탁하여 삶을 받았으며, 만물이 생겨날 때도 하늘과 땅의 도움을 입었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니면 태어나지 못하고, 천지가 아니면 자라나지 못하니, 길러 주신 은혜와 도움을 주는 은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체의 중생과 더불어 모든 존재는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태어나고 죽는 것을 여의지 못할 것입니다.
 어려서 젖을 먹여 길러준 정과 은혜가 무겁고 깊어, 재물을 가지고 공양하더라도 보답하기 어려우며, 살을 베어 음식을 지어 봉양하더라도 어찌 영원토록 장수하게 해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효경>에 이르기를 "날마다 세 가지의 희생물을 잡아 봉양하더라도 여전히 효를 다하지 못한다" 하였으니, 이를 미뤄 생각해보면, 서로를 인연의 끈으로 묶어 영원히 윤회의 길로 들어가는 것일 겁니다. 그러므로 망극한 은혜에 보답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출가만한 공덕은 없을 것입니다. 그 까닭은 삶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애증의 물줄기를 끊고, 번뇌로 가득 찬 고통의 바다를 넘을 수 있으니, 이것으로써 여러 생의 부모와 육친에게 보답한다면, 은혜를 갚지 않음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한 아들이 출가하면 구족(九族)이 천상에 난다." 했습니다.
 양개는 금생의 몸과 생명을 버리더라도 맹세코 속세로 돌아가지 않고 물러 받은 영겁의 몸으로 깨달음을 성취하려 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부모님께서는 저의 뜻을 받아들이시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대신, 고타마 부처님의 부모님이셨던 정반 국왕과 마야 모후를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다른 날, 다른 때에 부처님의 자리에서 서로 만날 것이오니, 지금은 잠시 서로 이별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오역죄(五逆罪)를 저지르고자 부모공양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않으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라고 한 것입니다.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채 몇 해를 보냈던가 , 공허한 세상에 부질없이 머뭇거리며 괴로워하네,
     여러 사람 불도에 입문해 깨달음을 얻었건만, 나만 홀로 세상에 남아 부질 없이 떠도네.
     외람되이 짧은 글로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잠시 이별하고, 깨달음을 이뤄 육친의 은혜에 보답코자 하오니
     애닯게 눈물 흘리시며 염려하지 마십시오.

후서(後書)  부모님 곁을 떠나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세월은 이미 열 차례나 바뀌었고, 갈림길은 만 리나 떨어졌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자애로운 어머님께서는 마음을 가다듬어 도(道)를 사모하시고, 뜻을 인연의 이치에 두심으로써, 이별의 정을 품지 마십시오. 또 제가 혹시 속세로 다시 돌아 올까하는 마음으로, 문에 기대어 바라보는 수고로움도 말아 주십시오.
 집안의 일이란 다만 인연에 따를 뿐이라서,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많아지니, 날로 번잡만 더할 뿐입니다. 형은 부지런히 효도를 행하기에 능히 얼음 속에서도 잉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며, 아우는 힘을 다해 받듦으로 서리 속이라도 죽순을 구할 것입니다.
 사람은 이 세상에 거처함에 자기 몸을 수양하고 효도를 행함으로써 천리를 따르며, 승려는 불가의 문중에 있으면서 도를 사모하고 선을 참구함으로 자비로운 덕에 보답합니다.
        명리를 바라지도 않으며, 선비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불도를 닦고자 세속의 부귀영화를 모두 버렸으니,
        번뇌가 다할 때 고통도 사라질 것이며, 애정이 다할 때 욕망도 다할 것입니다.
        이 몸이 인연으로 이뤄진 것을 알면 지혜로 이끌 것이며,
        한 생각에 생을 결단하면 지혜로 도움을 받을 것이니,
        어머님께 드릴 말씀은 슬픈 눈물 거두소서.

회답(娘廻答)  나는 너와 더불어 전생으로부터 인연이 있었길래, 마침내 어미와 자식사이가 되었으며, 또 사랑과 정으로 길렀다.
 내가 너를 가지면서부터 부처님과 천지에 기도를 드려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원하였더니, 해산 날이 가까워지자 목숨은 마치 실 끝에 매달린 듯 위태로웠지만, 마음에 바라던 너를 얻게 되어서는, 보배처럼 아끼는 마음으로 똥오줌의 악취도 꺼리지 않았으며, 젖 먹일 때의 수고로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너를 배우고 익히게 할 때, 귀가가 늦어지면, 곧장 문에 기대어 멀리 바라보곤 하였다.
 오늘 보내 온 편지를 보아 출가의 마음이 굳은 줄 알겠다........ 아들은 에미를 떠나 출가할 뜻이 있으나, 에미는 아들을 잊지 못하겠구나. 그리고 네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지방으로 떠나고 부터는, 아침저녁으로 항상 슬픔의 눈물이 흐리니 괴롭고도 괴롭구나.............
 맹세코 속세로 돌아오지 않겠다 하였으니, 곧 그 뜻을 따를 것이로다. 그러므로 부모를 위해 왕상이 얼음 위에 누운 것이나, 정란이 나무를 새긴 것과 같은 효행을 바라진 않겠다. 다만 부처님 제자이셨던 목련존자께서도 어머니를 구제하신 것처럼, 나를 제도하여 고해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고, 위로는 깨달음 성취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것 같으면, 허물이 있을 것인 즉, 모름지기 간절하게 생각할지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조혜숙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많은 격찬을 받은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개봉관에서 빨리 간판을 내리는 바람에 아깝게 집에서 비디오로 보았습니다.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4인조 밴드'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불경기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출장밴드로 전전하다, 성우의 고향, 수안보 와이키키호텔에 일자리를 얻게 되지만, 멤버들이 하나 둘씩 떠나게 되면서 해체 위기를 맞습니다.
 밴드의 리더인 성우는 그곳에서 고교시절 같이 음악을 하던 친구도 만나고, 첫 사랑이었던 인희도 우연히 만나지만 모두 생활에 지친 모습...
 임순례 감독은 생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변질되는 우정과, 벌거숭이의 꿈을 가진 채 사그라지고 마는 청춘의 회한, 그리고 자신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주인공들을 화면에 고르게 배치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절로 한숨이 나오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지방의 나이트 클럽에서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르는 인희와 뒤에서 기타를 치는 성우가 짧게 나누는 미소 속에서 '산다는게 고단하고 힘들어도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에 기댈 수 있다'는 가장 평범하고도 중요한 사실에 이르러서는 슬픔이 삭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임순례 감독은 우리가 밀쳐놓고 무시까지 하던 응달에도 나름대로의 꿈과 삶, 그리고 힘겨운 노력과 희망이 있음을, 우리 몸에 배인 노래를 영화에 잔뜩 밀어 넣고는 도리어 우리네 고단한 삶을 위로해 줍니다.
 영화 속의 많은 얘기들은 임 감독이 실제로 만나본 사람들의 실화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소무'의 지아장커 감독은  이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마지막 인희가 부른 노래가 무엇인지를 묻더니 설명을 듣고선 "가사는 몰라도 노래 속에 숨어있는 느낌은 모든 사람이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는군요. 저 역시 이 글을 쓰면서 영화의 마지막에 부르던 인희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영화의 긴 여운을 느끼면서....

 

 

 

 

지미연

 

 

              작품에 대한 모든 권한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방식

혜진

평생을 잿빛 옷 껴입은 단순함

일생을 삭발한 머리의 간결함

언제나 무채색 얼굴의 솔직함

 

 

 

절기
풍속

 

 청명, 곡우

편집부

 청명(淸明 24절기의 다섯째로 음력 3월 절기)
청명은 춘분과 곡우 사이에 들며, 한식의 하루 전이거나 같은 날일 수 있다. 그리고 이 날 성묘(省墓)를 가기도 한다.
* 한식(寒食)의 유래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청명(淸明)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로 만든 새 불을 각 관청에 나눠주고(사화賜火), 고을의 수령들은 다시 백성에게 나눠 줬는데, 이 때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찬밥을 먹었다.
* 청명절이 든 때 담근 술을 청명주(淸明酒)또는 춘주(春酒)라 하며, 자녀의 성별에 따라 나무를 심어 혼례 때 사용하였다.

곡우(穀雨 24절기의 여섯째로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는 청명과 입하(立夏) 사이에 들며,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곡우 무렵 못자리할 볍씨를 담근다.
 곡우 무렵 주로 산 다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의 수액을 마시는 '곡우물' 마시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또 우리가 즐겨 마시는 녹차 가운데 우전차(雨前茶)는 곡우 전에 딴 것으로 최상품으로 친다.

 



좋은인연

 

 

 慶南 泗川 臥龍山 多率寺

 편집부

 

 출가

 범수

 

 와이키키 브라더스

 조혜숙

 

 공포

 지미연

 

 우리가 사는 방식

 예진

 

 청명, 곡우

 편집부

 

The Monthly Web Magazine DHARMA(ISSN: 1599-337X)
발행인: 범수스님
(EDITOR E-mail   savah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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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어울림을 지향하는 좋은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