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45(2001)년 제 9호 Vol.1,No.9. Date of Issue 16 Dec ISSN:1599-337X 

 

 

 

 

 

 

 

 

 

 

 

 

 무아(無我)

범수

 고타마 부처님께서 중생구제를 위해 전법을 펴고 계실 때, 인도 사회에서는 우주만물의 창조주로서 '브라흐만'을 섬기는 힌두교(브라만교)가 유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교설에 따르면 우리들은 창조주인 브라흐만에 의해 태어났다. 이후에는 브라흐만을 우주 통일의 원리로 삼고. 이것을 개인의 자아 또는 영혼(아트만我)과 동일시하여, 브라흐만과 자신과의 완전한 합일만이 구원이라 여기게 되었다. 이와 같은 개념들은 그 후 다른 종교나 철학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지금도 비슷한 형태로 인류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창조주에 의해 사람이 태어나는 것일까? 또 삶이 미리 예정되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와 같이 고정된 자아나 영혼이 있을까? 라는 문제에 대하여 합리적인 사고로 생각해보면 긍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만약 창조주에 의해 태어나고 또한 그에 의해 결정된 삶이 있다면, 교육이나 학습에 의한 지적 노력이나 인성 개발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고정된 영혼이 있다면,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행복의 추구도 역시 불가능할 것이다.
 창조주나 신과 같은 개념들에는 즐겨 물질과 영혼, 흑과 백, 적군과 아군 등의 이분법적인 사고가 따른다. 이런 이분 법적인 사고에서는 영혼과 물질 모두 실체라고 주장하는데, 실체(實體 substance 변화하는 세계에 있어서 다른 것과 관계 없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자존존재(自存存在))란 항상하여 고정불변이며, 스스로 존재하여, 상호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간단한 말을 빌러 이야기하더라도 쉽게 부정된다.
  짧은 것은 긴 것과 비교하여 짧은 것이며, 긴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전체 집합 U에서 집합 A는 집합 A의 여집합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즉 독립 자존적으로 존재할 것 같은 집합 A도 사실은 집합 A의 여집합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집합 A는 여집합이 있기 때문에 개념 지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존재는 상호 연관되어 있어서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고정적이지 않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개념들은 그와 반대 내지는 비교되는 개념들이 있음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나 스스로 존재하고, 변화하지 않는 실체가 있다면, 존재의 변화란 있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은 인연을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간다. 이런 사실을 존재의 법칙이라 하며, 연기의 세계라고 부른다.
 변화라는 말은 실체에 대한 부정이며, 연기의 긍정이다. 모든 존재에는 실체의 개념이 없는 까닭에 인연(조건) 따라 변화한다. 그리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 고정불변의 실체나 영혼 그리고 신과 같은 개념은 찾아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무아(無我)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아란 단순히 내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창조주 같은 것에 의해 태어나고 또 그로부터 고정불변의 자아나, 선택적인 영혼을 부여 받아 영생하거나 영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자신에 의해 자신의 삶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아멜리에

범수

 쉿! 내가 평범해 보이나요? 예쁜 여자가 아주 동그란 눈으로 한쪽을 쳐다보면서 웃고 있는 조금 특별한 영화포스터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것은 아멜리에라는 영화 포스터로 저에게는 마치 동화 속의 과자 맛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아멜리에는 델리카트슨 사람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등을 만든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프랑스영화입니다.

 주네 감독은 영화의 화면 색채를 상당히 감각적으로 꾸미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영화 역시 그의 스타일이 많이 묻어 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아멜리에 오드리 토투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심장이 약하다는 오해를 받아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친구도 만나지 못한 채, 오로지 자신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물 넷의 여름날에, 그녀는 자신의 집 욕실 벽에서 40년 묵은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보물상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는 그 상자를 남 몰래 주인에게 찾아주면서, 남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일을 계속하게 됩니다.
 자기 주위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만들어주는 그녀. 어느날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녀가 반한 남자는 사진 부스에 버려진 사진들을 수집하는 니노(마티유 카소비츠)라는 남자로 아멜리에와 비슷한 유년을 보낸 사람입니다. 그녀는 그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기상 천외한 작전을 벌이는데, 정작 그에게는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계속 여러가지로 엇갈리다가 아멜리에는 니노가 자신이 일하는 카페의 다른 여자와 사귀는 것으로 오해하게 됩니다. 이 일로 상처를 받은 그녀가 집에서 울고 있는데 니노는 그녀의 집을 찾아오고.....
 오드리 토투의 아멜리에는 완벽한 배역에 어울리는 연기와 주네 감독의 화면 구성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발랄하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니노 역으로 나온 영화 증오와 크림슨 리버의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의 어눌한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나를 찾아서

차지은

 7월 4일~ 꼬인다….숙소를 정말 가까스로 잡았다. 하필 졸업 철이라서 방이 없단다. 학교 기숙사로 가 있으려고 계획했는데, 갑자기 일이 꼬이면서 좀 비싼 숙소에 머물게 되었다. 처음부터 이러면 안 되는데, 친구는 3박 4일 휴가니까 좋은데 있고 싶어했었지만 아무튼 숙소는 잡았는데 말이 안 통한다. 한문 공부 좀 할걸.^^영어도 전혀 안 통한다. 길을 묻다가 중국 공안의 차에도 탔으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다시 내렸다. 친구랑 돈 굳었다고 좋아 했었는데, 역시 공짜는 없는가 보다.! 친구랑 어디로 갈까 하다가 숙소 주변부터 돌기로 했다.

 경산공원, 자금성, 이화원, 중국의 명동거리 등을 돌아 다녔다. 이화원이 나에겐 가장 많이 남는다. 한 사람의 힘도 이렇게 클 수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역시 인생 무상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금성은 너무나 넓었다. 휴! 날씨는 찌는 듯이 덥고, 볼 것은 많고, 너무 준비가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 황제라도 다시 한번 보고 올걸...왕푸징(王府井) 거리는 휴! 와이리 크노.^^ 우리나라의 명동거리와 비교하지만, 천만의 말씀. 거대한 쇼핑몰들이 눈을 휘둥그래지게 만든다. 중국은 땅이 넓어서 일까? 정말 스케일이 거대하다. 휴! 중국이 조금씩 두려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뭐 이틀 보고서는 모르지. 하루에 넘 많은 것을 보려고 한 걸까? 비가 오는데 숙소까지 바로 가는 버스마저 끊겨버렸다. 갑자기 당황. 그러나 다행이 전철 막차가 남아 있었다.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가 전철을 타고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가서 다시 택시를 탔다. 휴! 방에 오니 12시다. 내일은 만리장성에 가봐야지.^^ 헤헤! 여행을 오긴 왔나 보다. 마음도 편하고. 내일을 위해서 자자

7월5일
  이곳은 정말 자전거가 많다. 더욱 웃기는 것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전거를 탄다는 것이다. 하하하 어떤 아줌마의 치마가 올라가 있다. 그러나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신경 안 쓴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휴! 오늘도 덥다. 밥을 먹으러 식당에 왔지만, 직접 식당으로 온건 처음이다. 그런데 또 말이 안 통한다. 한참 동안 손짓 발 짓, 만두하나 시키려다, 속 터져 죽을 것 같다.^^ 다행이 한국사람을 만났다. 유학생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하옇튼 그곳은 우리 나라처럼 만두 1인분 이렇게 나오는게 아니라 몇 개를 시켜야 했었다. 덕분에 잘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기름기가 무지 많았지만 차를 마시니까 신기하게도 싹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중국은 나처럼 먹을 것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다. 하하하 남들은 만리장성 가는 패키지 버스를 타고 편하게 가던데 우리는 아끼자는 신념으로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갔다. 하지만 패키지 버스의 반 값에.^^입장료에서 자국민과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렇다고 발길을 돌릴 수는 없고. 입장료를 내고는 젊음 혈기로 걸어서 올라갔다. 끝이라고 생각할 만큼 올라갔다. 보통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우리가 간 곳의 2/3 정도로 생각하면 되니까. 그런데 그곳에 누군가 있었다. 음....역시 한국사람은 독한 걸까.^^ 우리말고도 또 있는 사람은 한국 사람.
정말 힘들었다. 날씨도 너무 덥고, 간만에 운동하는 것이라서 완전 산행 수준 이였다. 그리고 마치 오래달리기한 것처럼 숨이 찼다. 기침까지 콜록거리면서, 하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곳에서는 물건 값을 깎기 어려웠다. 평소에 물 값도 깎을 정도였지만 말이다.^^
아무튼 힘든 만큼 남은 것도 많은 것 같다. 정말 보고 싶었는데 실망하지 않았다. 사람들 중에는 실망했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난 인간의 위대함을 느낀 것 하나만으로도 좋았다.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졌지만 나도 못할  것이 없다는  다짐을 했다.
 만리장성을 나왔더니 사람들이 흥정을 하고 있었다. 뭔가 했더니 다른 곳으로 가는 차편을 흥정하고 있었다. 운 좋게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서 싸게 갔다. 작은 계림이라는 곳으로…. 생각치 않았던 곳이었지만 가기로 했다. 한국유학생들의 적극 추천이 아니었더라도 예정에 없는 자유여행의 묘미이기도 하길래.
인공으로 만들었다는 작은 계림은 멋져 보였다 . 진짜 계림을 어떨까? 이것보다 좋겠지.하면서 아기자기 한  돌산, 언덕처럼 보이는 작은 계림은 저수지에 감 싸여 있었다.가격에 비해서 좀 아쉬움을 가지면서 내려오려고 하는데, 봅슬레이를 타고 내려가는 것과 계단으로 걸어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언제 또 타보랴 하는 맘으로 봅슬레이 같은 것을 선택했다. 그런데 어쩌면 좋아.^^신나게 내려간 것 까지는 좋았는데 육중한 무게 때문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 친구의 등을 사정없이 차버렸다. 으아! 난 죽었다. 미안미안.^^
그 동안 싸인 것 없었는데. 으아! 미안해^^

 

 

 

 첫 번째 이야기-콩깍지-

윤경민

  오늘 아침 TV에도 자식이 부모를 구타하는 패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요즘 심심치 않게 방송에서 보고들을 수 있는 이런 패륜 이야기는 학력, 나이, 환경 등의 고하를 막론하고 여러 계층에서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기 부모에게 이런 식이니 사회에서의 소위 '어른'에게는 더한 일도 있었죠. 노약자 석에 앉은 중학교 학생을 나무라다 봉변을 당하신 할아버지 이야기는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가난하고 못살던 우리 나라를 이끌어 오신 50대 이후, 민주화로 얼룩진 세대 30-40대, 이들과 소위 N세대라는 현재의 청소년 층을 연결해 주는 세대는 바로 지금 제가 속한 20 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X세대라는 이름을 붙여 뭔가 다른 것이 있는 세대로 만들어 갔습니다. "X세대는 뭔가 다르다" 라 든가, "이런 것을 해야 혹은 이런 모습이어야 X세대다" 라 던가 하는 말들은 사실 X세대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묶어 주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network을 의미하는 지금의 N세대는 어떤가요? 그들도 기성 세대와 다른 걸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계층, 어느 세대나 있을 수 있는 개인적인 소양의 문제요, 가장 일차적인 가정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그럼에도 요즘의 나이 어린 청소년 층이 보여주는 비행에 대해서는 굉장히 놀라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밖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사회성을 키우기 보단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살인, 폭행 등이 난무하는 오락 게임을 즐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관'의 문제이며 그 가치관이란 것은 일차적으로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특히 어머니에 의해서 인데, 요즘의 어머니들은 무조건 편들어 아이의 기를 죽이지 않는다는 미명하에 사회의 기초 질서에도 무감각한 듯합니다.
 식당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뭐라 한마디했다 간 남의 아이에게 웬 핀잔이냐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조용히 하라는 곳에서 "유치원에서 배운 영어로 말해 볼까"하며 큰소리로 떠드는 모자의 모습, 공공 질서를 지키라고 배웠다는 아이에게 "엄마랑 같이 하는 건 괜찮아"라며 손을 잡아 끄는 모습, '오냐, 오냐'하며 예뻐해 주기만 해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는 아이의 떼쓰는 모습,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 하나 밖에 안 낳았는데, 그 하나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줘야지 라는 식의 사고방식 등...
 우리는 두 번의 콩깍지를 쓰고 산다고 합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워 결혼을 한다고 들 하죠? 또 다른 한번은 자기 자식에 관해 콩깍지를 쓰게 된다고 합니다. 이 두 번째 콩깍지는 특히 벗기가 힘들다고들 합니다. 아무리 자신에게 냉정하고 완벽한 성격이라고 해도 자식한테만큼은 그럴 수 없다는 게 우리 나라 부모들의 생각이라고 합니다. 남다른 우리 나라 부모들의 자식 사랑을 나무랄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비뚤어졌을 망정 자식들의 부모 사랑도 그 온기를 더하며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 아직 우리 나라가 '동방예의지국' 이라고 믿고 있으니까요. 여자를 지배하는 건 남자지만 그런 남자들을 지배하는 건 어머니라고 했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해 '여자를 지배하는 것이 남자'인가라는 반문을 해볼 수 있지만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중요한 건 어머니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정 내에서 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특히 어머니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은 우리 나라 가족 제도 내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죠. 그래서 먼저 제부터 콩깍지를 벗기로 다짐했습니다.

 

 

 

 사진공간

김인수

 

                      동해 일출 설악산 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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