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50(2006)년 12월호 Vol.6,No.71. Date of Issue 1 Dec ISSN:1599-337X 

 

 

 

 

 

 

 

 

 자리

범수

 사찰에서는 대체로 14일과 29일 또는 6자가 들어간 날 정해진 시간과 순서에 따라 목욕과 삭발을 한다. 그래서 이 날을 삭발목욕일이라고도 하는데, 목욕이란 단순히 육체의 청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때를 벗기는 것이며, 삭발이란 단절과 부정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단절이란 세속적인 인연(削髮染衣曰緇, 入山修道曰門)을 말하며, 부정이란 세속적 관습(離心中愛 是名沙門 不戀世俗 是名出家)을 뜻한다. 이 이외에 또 다른 의미도 있지만, 이 정도로 하고 <잡아함경 손타리경>에 부처님께서 "목욕하면 죄가 씻어진다"고 말하는 바라문에게 "죄업을 없애기 위해서는 청정한 범행(지계)을 해야지, 목욕한다고 깨끗해지는 아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깨끗하게 살고자 한다면,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이쯤에서 필자가 목욕탕에 겪었던 이야기를 하나하며 '자리'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고자 한다.
 그 날도 보통 때와 같이 온탕에서 나와 거울 있는 곳으로 갔다. 여느 목욕탕처럼 키 작은 프라스틱 의자에 앉아 면도를 한 뒤 일어서려고 할 때, 순간 엉덩이에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통증을 느꼈다. 얼마나 아프든지 아프다는 말조차 못하고 짧은 신음소리만 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유도 모른 채 그냥 "으으으" 하면서 기마자세 비슷한 상태로 고통을 참느라 몸을 비비 꼬았다. 누가 그 광경을 보았다면 괜장히 이상하든지 웃었을 것이다. 그것은 억지로 일어서려고 해도 그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앉으려고 해도 앉을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 이유를 찾기 위해 온갖 억측을 다했다. 그러는 사이 점점 고통만 더해 왔다. 이러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할 때 가만히 보니 엉덩이에 의자가 붙어 있었다. 순간 아픈 것도 잊어 버린 채 스스로 웃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프라스틱 의자에 금이 가 있었던 것이다. 필자의 몸무게가 더해지면서 그 금 간 곳이 벌어져 틈이 생기고, 살의 신축성에 의해 그 속으로 살이 밀려 들어가 있다가, 일어서려고 할 때 벌어진 틈이 다시 매꿔짐과 동시에 그 사이에 살이 끼었던 것이다. 결국 다시 주저 앉으면서 문제는 해결되었다. 웃음은 조금 뒤로 하고 여기서 억지를 부려 프라스틱 의자를 '자리'에 비유하려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자리란 물체가 있거나 그것을 둘 수 있는 공간 또는 앉거나 서거나 누울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직위나 지위를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수행자들에게 지위, 명예, 직책, 권세 등과 같은 세속적인 것을 와각(蝸角 달팽이 뿔)이라며 부질없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몸과 마음이 세인과 다른 수행자라면(心形異俗) 추구하는 것도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탐욕을 부리는 것은 수행자에게 부끄러운 일이며. 출가자가 부자가 되는 것도 군자에게 비웃음을 사는 것이라며.(道人貪 是行者羞恥 出家富 是君子所笑.) 경계하고 있다. 이상 '소임'이 아닌 '자리'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다음의 인용문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그대는 이미 출가하여 영원히 속세(宗族)와 헤어진 것이니, 친함도 없고 성냄도 없음에 청정하여 욕심도 없게 됐다. 행운이 있더라도 기뻐하지 않으며 재난이 닥치더라도 슬퍼하지 않으니 초연하고도 조용한 모습은 활연히 세속을 떠났음에, 뜻은 현묘한 곳에 두고서 참된 것을 따르고 질박한 것을 지키며 득도하여 널리 제도함으로써 두루 복록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道安法師遺誡九章 其三曰: 卿已出家, 永辭宗族, 無親無疎, 淸淨無欲. 吉則不歡, 凶則不?, 超然縱容, 豁然離俗. 志存玄妙, 軌眞守樸, 得度廣濟, 普蒙福祿. 如何無心, 仍着染觸? 空諍長短, 銖兩升斛, 與世爭利, 何異?僕. 經道不明, 德行不足, 如是出家, 徒自毁辱. 今故誨示, 宜自洗浴.)

 

 

 

 북해도

조혜숙

 홋가이도에 대한 지리적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일본 전체 국토의 22%를 차지하고 있고 본래는 아이누족이 살고 있던 미개지로서 에조치라 불렀으나 메이지유신 이후 개발하기 시작한 곳이다. 기후는 전반적으로 냉대기후를 보이며, 내륙부에서는 특히 기온 교차가 크다. 동해 쪽에는 겨울에 적설이 많고, 태평양 연안에는 여름에는 바다안개가 발생하며, 오호츠크해 연안에서는 겨울에 유빙을 볼 수 있다.'
 비행기 창문을 통해 내다보는 바다는 오는 내내 짙은 구름 위를 날아와, 혹시나 비라도 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그리 맑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가까이 다가갈수록 청정한 빛깔의 연옥빛 바다는 참 좋구나!하는 감탄사였다.
 삿뽀르에 있는 치토세공항에 내려 처음으로 내다본 거리는 참 깨끗하였다.오히려 적당히 흐린 하늘이 더 차분한 인상을 주었는지도 모른다.처음 간 곳은 오타루 운하,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코스라고 하는데, 그곳의 정취도 그럴 듯 했지만, 그보다는 북해도의 자랑이라는 밀크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었다. 11월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먹고 싶게 만드는 달지도 않고, 질리지도 않는 진한 향기가 있었다. 삿뽀르는 위도상으로 미국의 시카고와 같은 위치에 있어서, 그곳을 모델 삼아 만들어진 도시라고 한다. 길도 반듯하고 건물도 반듯하고 덕분에 신호등이 너무나 많았다. 북해도는 오후4시면 어둑해지면서 오후6시면 한밤중 같이 어둡다. 해가 빨리 지는 대신 다음날 해가 빨리 떠오른다고 한다. 새 나라의 어린이가 사는 동네인가 보다.
 다음날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는 도야호를 쏟아지는 빗속으로 보고, 아직도 흰 연기가 계속 피여 오르는 활동중인 쇼와신산을 너무나 경이롭게 보고, 숙소에 돌아와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얼굴로 느끼며 노천온천을 하니, 그 기분이 사뭇 상쾌하다. 다음날 착공 34년만에 완공했다는 일본의 자랑거리인 해저터널인 세이칸터널(53.85)을 지루하게(그저 기차만 타고 올뿐이니까)지나 아오모리에 오니 흰 눈이 펄펄 내린다. 이 눈이 아오모리에서도 첫눈인데 첫눈치고는 꽤 많은 눈이 내렸지만, 그들은 즐거운 눈치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곳의 겨울은 6개월이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2m이상 쌓여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란다. 그저 좋아하는건 우리들뿐. 밤늦도록 펑펑 쏟아지는 눈을 하얗게 머리에 이은 채 노천온천을 하는 맛은 일품이었다.
 외륜산 풍경을 사계절 아름답게 담아준다는 도와호에  도착했을 땐 우리 모두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맑고 깨끗한 그리고 엄청나게 큰 마치 바다같이 보이는 호수와 거센 바람에 들이치는 파도의 물안개에 무지개까지 실어 보여주는 장관이었다.순간에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간듯 즐거워한다. 마지막 날 고마키온천에서 숙소를 정했고 맑은 밤하늘을 보며 노천온천을 했다. 이젠 온천하는 일도 지칠쯤되어 다음날 아오모리 공항에서 북해도 여행을 마쳤다.
 여행을 다녀와선 이내 일상으로 돌아와 그저 즐거운 추억으로만 남기게 되는데 이번 북해도 여행은 정말 부러운 자작나무숲과 너도밤나무숲 그리고 맑은 공기와 깨끗한 철철 넘쳐 흘러내리는 물이 너무나 부러워 마음은 한참동안을 북해도에서 헤매여야 했다.

 

 

 

 벚나무

장남지

노호-랗게
또는
붉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듣고 싶은 사람은 들으라고

들려주고 싶은 이에게
제발
귀기울여
나를 들어 달라고

곱게
땅에 숨어버린다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무연

 은사 스님
 지난번 절f에 다녀오는 길에 역 앞을 지나다가 길거리에 내놓고 파는 책들을 구경했습니다. 마침 기차 안에서 읽을 책도 떨어졌고 해서, 대충 고르다가 조선에 살았던 이덕무라는 사람의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사 들고 기차를 탔는데, 시시한 내용이라서 대충대충 읽다 보니까 대전도 채 오지 않아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책의 제목은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인데 이게 참 웃긴 책이었습니다. 뻔히 오른쪽에 돋움체로 원문을 써놓고도 한글번역이 엉망인 것도 그렇지만 그 내용은 더욱 조야했습니다.
 대개 이런 식입니다. ‘무릇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는 젓가락으로 뒤집고, 맨손으로 뒤집지 말라, 그리고 손에 묻어도 빨아먹어서는 안 된다.’ ‘무나 참외를 먹다가 남을 줄 때에는 반드시 칼로 이빨 자국을 깎아버리고 주어야 한다.’등등.
  이런 맹장같은 말들을 열거해 놓고 잘도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이라고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기차 안에서 그렇게 따분하게 읽었던 이 책을, 요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엎드려 다시 뒤적거리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온갖 금지사항만을 늘어놓던 이덕무가 어느 결엔가
-내 아버지와 숙부들이 살아계실 때는 그 분들의 우애가 돈독하였다. 나의 어머니는 이분들을 공경히 섬겨 다섯 형제분들은 항상 큰상에 빙 둘러앉아 식사를 하시는데 화기가 애애하였다. 지금은 네 분 숙부님들도, 어머니도 다 작고하시고, 아버지만이 홀로 계시는데, 그 일을 말씀하실 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신 적이 없었다. 나도 어릴 때 그 일을 보았다.
 
고 하는데 정작 이덕무 자신이 울었다고 한 적은 없지만 아버지의 눈물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아팠겠는지 짐작이 되면서, 이 책에 실린 ‘~ 하지 마라’고 당부하는 말들이 사실은 그 어머니의 말이란 걸 알았습니다. 얘야, 손에 묻어도 빨아먹지 마라, 얘야, 참외를 먹다가 남에게 줄 때는 꼭 이빨 자국을 깎아버리고 주어야 한다. 얘야, 얘야….
 그것은 마치 스님께서 제게 하시는 말씀이란 걸 알았습니다. “무연아, <초발심자경문>은 항상 외고 있어야 한다.” “서울에서 지낼 때는 산중에 있을 때보다 몸가짐을 더욱 신중히 해라.” “좋은 도반을 진심으로 사귀어라.” 그 때는 귓등으로 흘려 들었던 말들이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잔소리처럼 애잔하고 아련합니다. ‘생선을 맨손으로 뒤집지 말라’고하는 사람이 눈빛은 ‘좋은 도반을 사귀어라’고 하실 때의 그 눈빛과 닮았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사미계를 받고 스님께 인사를 드렸을 때, 스님께서는 "이번 생에 깨닫지 않아도 좋으니 열반하는 그 날까지 가사 장삼을 수하고 싶다"고, 제게 말씀하셨는데, 옛날의 저는 스님의 원(願)치고는 너무 청승맞고 소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옛날, 옛날에는 말입니다.
스님 항상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잔소리를 아끼지 말아주십시오.

 

 

受持
讀誦

 

 백유경

편집부

百喩經卷第四                                                                               尊者僧伽斯那撰
                                                                                                蕭齊天竺三藏求那毘地譯
口誦乘船法而不解用喩 夫婦食병共爲要喩 共相怨害喩 效其祖先急速食喩 嘗菴婆羅果喩 爲二婦故喪其兩目喩 唵米決口喩 詐言馬死喩 出家凡夫貪利養喩 駝瓮俱失喩 田夫思王女喩 구驢乳喩 與兒期早行喩 爲王負机喩 倒灌喩 爲熊所齧喩 比種田喩 미후喩 月蝕打狗喩 婦女患眼痛喩 父取兒耳?喩 劫盜分財喩 미후把豆喩 得金鼠狼喩 地得金錢喩 貧兒欲與富等財物喩小兒得歡喜丸喩 老母捉熊喩 摩尼水竇喩 二합喩 詐稱眼盲喩 爲惡賊所劫失疊喩 小兒得大龜喩

(八三)미후喩
昔有一미후。爲大人所打。不能奈何。反怨小兒。凡夫愚人亦復如是。先所瞋人代謝不停滅在過去。乃於相續後生之法謂是前者。妄生瞋忿毒?彌深。如彼癡?爲大所打反嗔小兒

83. 어린애를 미워한 원숭이
 어른에게 매를 맞은 원숭이가 그에게 대항할 수 없어 그 집 어린 아이를 원망했다.
 어리석은 범부들도 그와 같다. 먼저 남의 미움을 받으면 그 뒤 계속하여 보복하니, 이미 과거에 사라졌던 것이 뒤에 생기는 일이 된다. 그것은 이른 바 앞 사람이 망령되게 성을 내면, 그 독이 더욱 깊어 가는 것과 같으니, 마치 저 어리석은 원숭이가 어른에게 매를 맞고 도리어 어린애를 미워하는 것과 같다.

 

(八四)月蝕打狗喩
昔阿修羅王。見日月明淨以手障之。無智常人狗無罪咎橫加於惡。凡夫亦爾。貪瞋愚癡橫苦其身。臥?刺上五熱炙身。如彼月蝕[打-丁+王]橫打狗

84. 월식할 때 개를 때리는 이유
 아수라왕이 해와 달이 밝고 깨끗한 것을 보고는 손으로 그것을 가리어 버렸다. 그러자 무지한 사람들은 그것을 월식으로 알고 아무 죄 없는 개를 제멋대로 때렸다.
 범부도 그와 같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써 이유 없이 제 몸을 괴롭힌다. 그리하여 가시밭 위에 눕기도 하고 다섯 가지 뜨거운 것으로 몸을 지지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월식할 때 죄없는 개를 때리는 것과 같다.

 



좋은인연

 

 

 경북 예천 용문산 용문사

 편집부

 

 자리

 범수

 

 북해도

 조혜숙

 

 벚나무

 장남지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

 무연

 

 백유경

 편집부

 

The Monthly Web Magazine DHARMA(ISSN: 1599-33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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