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zine 월간 좋은인연 불기 2545(2001)년 제7호 Vol.1,No.7. Date of Issue 15 Oct ISSN:1599-337X 

 

 

 

 

 

 

 

 

 

 

 

 

 괴로움(苦)이란

범수

  고타마 부처님의 출가 이전 생활은 태자로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비롯된 고(苦)에 대한 인식은 그 무엇으로도 해결될 수 없었다.
   "병들고 늙고 죽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범부들은 그것을 싫어하고 미워할 줄만 안다. 나 역시 병들고 늙고
   죽을 것인데도 다른 이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싫어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중아함 117 <유연경>  
 고타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괴로움(苦)이란, 우리가 흔히 느끼는 육체적 고통 내지 불만족에 의한 심적 갈등이 아니라, 인간의 괴로움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이다.
 우주의 삼라만상 그 무엇도 영원히 존재하거나 혼자서 존재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서로 원인이 되고 또 결과가 되면서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에 의해 이런 저런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새로운 조건을 만나면 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르면 어딘가에 영원한 자아나, 변하지 않는 실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진시황(秦始皇)은 불로초를 구해 영원히 살려고 하였으며, 또 일부는 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영생(永生)을 바라지만, 어느 것 하나도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없다.
 자기보호를 위해 신을 만들고, 자기보존을 위해 영혼불멸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허한 신앙만을 열광적으로 집착할 뿐, 합리적인 어떤 대화도 거부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이러한 맹목적인 신앙이나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과 공포 그리고 무지에서 스스로 벗어 날 수 있도록 존재의 법칙을 밝혀 놓았다.  
                            이것이 있을 때 그것이 있고             (此有故彼有)
                            이것이 날 때 그것이 난다.                (此生故彼生)
                            이것이 없을 때 저것이 없으며          (此無故彼無)
                            이것이 사라질 때 저것이 사라진다.   (此滅故彼滅)  중아함 181 <다계경>
 우주는 이러한 질서 속에 있다.  변하지 않는 자아 등이 변화하는 현실의 이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무아(無我)라 하며, 모든 것은 서로 상대적이며 상호 의존적으로 조건 지어져 있기 때문에 무상(無常)이라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영원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램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으로 괴로움(苦)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위와 같은 사실을 이해한다면 변화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원하기를 바라는 갈등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즉 괴로움(苦 변화)을 괴로움(苦 변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때부터는 괴로움(苦)은 괴로움으로 작용하는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체적이며 창조적인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재약산

조혜숙

  경남 밀양에 위치한 해발 1189m의 재약산은 영남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사자봉, 영축산, 간월산, 신불산 등의 하나인데, 동쪽 사자평 분지는 억새 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쪽엔 얼음골, 남쪽엔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된 표충사가 있습니다.
 일교차가 심하여 아침엔 쌀쌀 하여도, 낮엔 겉옷을 벗고 싶을 만큼 덥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은 얼려 얼음으로 준비하고, 갈증엔 오이가 최고라 하여 깨끗이 씻어 준비하였습니다. 산을 오르는 도중 하늘은 어찌나 파란지 구름한점 없었고, 무진장 퍼붓는 햇살은 땀흘리며 오르는 내 모습을 아주 작은 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사자평의 억새 군락지를, 숨을 몰아 쉬며 오를 때쯤엔, 여기서 저만큼 오르는 길도 힘들지만, 그 시기를 잘 넘기고 나니, 이제는 산과 동화되어 산의 정기 와 내가 교류하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호흡과 발걸음이 조절되어 한결 좋았습니다.
 "아이고 힘들어라!", "또 올라가야 해!" 그러다 갑자기 탁 트인 전망이 눈앞에 전개되고, 일상 속에 있을 때 몸살을 앓도록 보고 싶어 하던,  병풍같은 산들의 능선과 거칠 것 없는 하늘, 가슴 가득 안겨지는 바람... "아! 좋다!" 하는 말 이외에는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온갖 일로 꽉 차있던 머리와 가슴으로부터의 홀연히 일어나는 자유와 희열이 비록 순간일지라도, 이 세상 모든 것에 감사를 느끼며,  "내가 시인이라면, 화가라면, 성악가라면...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이 감동을 잘 전해줄 수 있을텐데"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사자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산에는 푸르던 초록이 바래 보일뿐, 아직 기대했던 단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사람의 마음이 급해서, 봄이 오기 전부터 봄을 노래하며 축제를 만들고, 가을이 오기 전에 나무들을 채근하여 빨리 가을을 느끼려 하지만 봄이나, 가을은 보챈다고 빨리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발걸음대로 자연스럽게 오고 가는 것.........
 하산할 때 표충사에 들렸습니다. 그리고 정상에서 느꼈던 "자유로움은 생각의 메임이 없는데서 생긴 것이 아니었을까?",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음으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함으로 저것이 멸한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무엇보다 "한 생각을 돌리리라" 서원하며 삼배를 올렸습니다.

 

 

 

 울음과 눈물

채선화

 절대 울 것 같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 흘리는 눈물은 왠지 더 슬퍼 보입니다.  눈물!! 그냥 슬퍼서 혹은 너무 기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12년 동안 연구한 사람이 쓴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눈물을 심리학적, 생리학적, 인류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눈물에 대한 8가지 약이 되는 이야기’라는 책에 담았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지금까지 나 자신이 흘린 눈물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주 우는 편입니다. 영화 보다가 우는 건 다반사이고, 최근에 가장 많이 울었던 기억은 친구의 어린 조카가 백혈병으로 아파하는 모습을 본 후, 친구와 병원 문을 나서면서 였습니다.
 조카 때문에 많이 아파하던 친구는 그 때 함께 흘린 눈물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많은 것을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으로 제 옆에 있습니다.
 한 권의 책으로 눈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사람이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살아가는 데 눈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종종 흘리게 될 눈물에는 작지만 소중한 의미들을 부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자는 이런 깨달음을 주기 위해 남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주제를 그렇게 오랜 시간 연구했나 봅니다. 오늘 하루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나를 위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잠깐
이지만 조용히 울어 보고 싶습니다.

 

 

 

 어느 날 저녁

황진희

어느새 저녁인가보다
낮 달이 빛을 더해가고
꽉 찬 허공이 어둠으로 메워지는걸 보면
어스름 노을 따라 길게 흐르는
저녁 예불을 알리는 목탁소리가  귓전에 머무를 때
문득 시간의 흐름이 멈추고
나는 어린 시절 그때로 역행해본다
풀 잎사귀 이슬 밟고 山寺로 걸어갈 때
등뒤로 길게 드리우던 나의 분신이
눈물처럼 흘러 내리우고
세상의 슬픔  다 지닌 기분으로 그저 그저  발 아래만 보고 걸었다.
1080배 절을 하며 한번 절에 분노를 두 번 절에 슬픔을
세 번 절에 원망을.......
자비하신 부처님은 그저 묵묵히 듣고만 계셨다.....
지금 돌아본 그때는
그냥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걸 왜 그리 애착을 가졌던지
쑥스러움에 붉어진 얼굴
노을 빛에 숨겨본다
이렇게 또 한  세월이 가는 것을.........   
 

 

 

 

 from France, L'Hay les Roses

penny

5 days after America's attack we went to Incheon airport to take our fligth back to Paris, Charles de Gaule. We were asked to stop at the scanning gate because there was something suspicious in our bag.
We understood the customs officer asked us to search the bag although he was only speaking Korean of course. He found, a statute of bouddha wrapped in newspaper's pages, questionned his collegues during about 10 minutes to know what to do, and finally invited us to proceed to boarding.
We have to say we were really anxious because of the fact that they only found the statute and not also our military knife in the pocket beside.
So what are all these policemen and military forces in this airport doing if anyone can go on a flight with the kind of knives the terrorists had when they hijacked the planes 5 days earlier? End of story...Back to France, life is quite hard. Working late, sleeping little, pollution in my lungs but happiness in my heart. 

 

미국 테러 사건이 있고 나서 5일 지난 후 우리는 파리 즉 Charles de Gaule로 가기 위해 한국의 인천공항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검색대 앞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는데, 이유는 우리 가방이 의심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세관원은 한국어로 말했지만 우리는 그가 우리 가방을 수색하겠다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가방 속 신문지에 돌돌 말린 부처님 상을 보고는 옆에 있던 동료와 10분 동안이나 이야기하고서는 결국 우리를 탑승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머니 옆에 있던 군부대용 칼이 아닌 부처님 상만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만약 5일 전 칼 같은 것들을 가지고 이곳을 거쳐 비행기에 탑승했다면 공항에서 근무하는 군과 경찰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면, 아마 삶은 고단할 겁니다. 늦게까지 일하고 적게 자고,오염된 공기가 내 건강을 위협하겠지만 내 맘은 행복할 겁니다.

 

 

 

사진공간

김인수

 

                           김인수 Venice, Italy(04/98)

 



좋은인연

 

 

 부산 금정산 범어사

편집부

 

 괴로움(苦)이란

 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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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저녁

 황진희

 

 from France, L'Hay les Roses

 p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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